문종 - 경국의 시작 표지

문종 - 경국의 시작

절대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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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2년 음력 5월.
경복궁은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밤이 깊었음에도 궁궐의 등불은 꺼지지 않았다. 내의원 의원들은 침전과 약방을 쉴 새 없이 오갔고, 승정원 승지들은 혹시 모를 국상(國喪)에 대비하여 밤을 지새웠다.
조정을 채운 대신들 역시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왕의 병세가 위중했다. 아니, 위중하다는 말로도 부족했다. 이미 여러 차례 고비를 넘겼고, 이제는 언제 숨이 멎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누구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을 뿐, 조선은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하께서 오래 버티시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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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수양 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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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느냐. 귀신이라도 본 표정이구나."
"지난 삼 년 동안, 나는 내 죽음 이후의 조선을 준비했다. 세자를 맡길 사람을 고르고, 조정을 나누고, 종친들을 묶어둘 방도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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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곤란한 일이야."
"내 계획에도, 그리고 네 계획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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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이제 깨달았다.

죽음을 전제로 만든 나라는, 삶을 견디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