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마지막 공주는 왜 상대등을 독살 했는가. 표지

신라 마지막 공주는 왜 상대등을 독살 했는가.

ansm777

자유연재 〉 대체역사,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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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이렇게 기억했다.



신라의 마지막 성골, 그 고귀한 핏줄을 타고난 공주가 손수 사람을 죽였다고.



누군가는 그것을 광기라 불렀고, 누군가는 복수라 했으며, 또 누군가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 말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날 밤 공주의 손끝이 무엇을 떨며 약사발을 젓고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



성골이라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스스로의 몸조차 온전히 제 것이 아니게 되는 저주와 같은 것이었다. 핏줄을 잇기 위해 사랑도, 미움도, 심지어 목숨까지도 저당 잡히는 자리. 할머니가 그러했고, 어머니가 그러했으며, 이제는 그 딸이 같은 길 위에 서 있었다.



한 세대의 이룰 수 없었던 사랑이, 다음 세대에서 다시 같은 모습으로 되풀이되는 것을 사람들은 흔히 업보라 불렀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단순한 되풀이가 아니었다. 어머니의 첫사랑이 남긴 그림자가, 그 딸의 삶 한가운데에 이미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그 시절 누구도 알지 못했다.



사당의 오래된 은행나무 아래에서 시작된 두 개의 사랑. 하나는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 채 침묵 속에 묻혔고, 다른 하나는 그 침묵의 씨앗 위에서 피어나 결국 피로 물들었다.



이 이야기는, 그 핏줄이 어떻게 저주가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그리고 그 저주의 끝에서, 한 여인이 어찌하여 스스로 독배를 들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