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한 세계의 동물들이 내게 집착한다 표지

멸망한 세계의 동물들이 내게 집착한다

수박주스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판타지 #현대판타지 #아포칼립스 #이능력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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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 폭주와 끝없는 저주.
세상이 멸망했다. 내가 아는 인류는 모두 사라진 것 같다.

아무도 남지 않은 잿빛 세상,
나는 깊은 숲속에 오두막을 짓고 텃밭을 일구며 남은 생을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진 커다란 검은 개(?) 한 마리를 주웠다.
꺼지지 않는 불이 붙어 괴로워하는 새, 그림자 속에 숨어 떠는 고양이까지.

"쯧쯧, 불쌍한 것들. 멸망한 세상에서 너희도 고생이 많구나."

나는 그저 상처 입고 버림받은 녀석들을 치료하고, 밥을 챙겨주었을 뿐이다.
녀석들은 내게 찰싹 달라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고, 덕분에 내 나 홀로 생존기는 꽤나 따뜻해졌다.

"까미야, 산책 다녀왔어? 입가에 또 붉은 진흙을 잔뜩 묻혔네."

- 낑낑! (꼬리 프로펠러)

나는 내 짐승들이 밖에서 다른 괴물들을 분쇄기처럼 갈아버리며 내 은신처 주변을 '절대 안전 구역'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시간이 한참 흘러, 세상에 나 혼자만 남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숲에서 길을 잃은 생존자 무리가 내 오두막 앞까지 찾아온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건네려는데, 생존자들이 바닥에 납작 엎드려 사시나무 떨듯 떨기 시작했다.

"재, 재앙의 흑랑! 지옥염화의 그리핀에, 심연의 포식자까지……!"
"위대하신 멸망의 지배자시여!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예? 제가요?
멸망의 지배자라니요, 저는 그냥 사료값 벌 궁리나 하는 평범한 펫시터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