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사라졌다 표지

신이 사라졌다

크앙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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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사라졌다"

허공에서 멈춰버린 빗방울.
바람 한 점 없는 날, 기괴하게 꺾여버린 철제 가로등.
원인 없이 결과만 남는 기이한 현상들.

사람들은 그것을 '불운' 혹은 '저주'라 불렀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세상을 제멋대로 주무르는 놈들이 있다는 걸.

그들의 오만한 장난질에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날,
나의 시간은 차갑게 멈춰버렸다.

그들은 천사도, 악마도 아니었다.
신이 사라진 빈 왕좌를 놓고 서로의 목줄을 노리는 절대적인 포식자들.
그리고 하필, 신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권능이 내 왼쪽 손목에 내려앉았다.

이제 하늘과 지옥, 두 세계 모두가 단 한 명을 사냥한다.
칼도, 마법도, 기적도 없다. 나에게 남은 건 오직 얼음장처럼 차가운 이성 하나뿐.

세상을 쥐고 흔드는 초월자들의 그 찰나의 빈틈을 파고드는, 가장 하찮고 가장 집요한 인간의 반격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