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난 망치의 재앙을 줍는 남자
올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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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밤, 낯선 노인이 할아버지의 유품이라며 녹슨 쇠말뚝 하나를 놓고 사라진다.
쥐는 순간 손이 뜨거워지고, 머릿속에서 아주 오래된 목소리가 속삭인다.
— 부숴라. 한 번이면 된다.
그것은 인류사의 모든 재앙에 박혀 있던 망치의 조각이었다.
골고다의 못. 사라예보의 탄환. 체르노빌의 흑연.
원점까지, 열여덟 개.
무진은 그 세계로 건너간다. 부수는 대신, 고쳐서 이긴다.
그리고 무너지는 세계마다 한 사람씩을 건져 낸다.
이천 년 전의 라엘, 무너지는 도시의 니카, 불 속에서 걸어 나온 도벨.
다만 하나를 가져올 때마다, 그의 마음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꺼진다.
웃음이. 이름이. 사람을 좋아하던 마음이.
부술 수 있다. 그러나 부수면, 내가 아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