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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지워졌다.
기억이 지워졌다.
기록이 지워졌다.
그리고 명부는 그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이유명은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이유명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명부가 그 사람을 지웠는데도,
이유명은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억보다 더 이상한 것이 하나 있었다.
그 사람이 죽기 전,
이유명에게 남긴 단 하나의 말.
“내가 사라져도…… 너와 내가 만났다는 사실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야.”
그날 밤.
명부에 기록되지 않은 이름 하나가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이유명은 처음으로 명부에게 물었다.
“왜?”
명부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이유명의 이름 옆에 새로운 문장이 기록되었다.
[삭제 예정]
그때까지 이유명은 몰랐다.
자신이 살리려 했던 것은 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벌어준 것은 단 하루였다.
하지만 그 하루가
수천 년 동안 이어진 명부의 역사를 뒤집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