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리의 봄은 늦게 온다.
도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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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끼 챙겨 먹는 것도 버거워진 의주는 도망치듯 외할아버지가 있는 시골 마을 도화리로 내려왔다.
잠깐 쉬다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자꾸만 제 삶에 끼어드는 남자가 생겼다.
밥을 안 먹으면 반찬통을 들고 찾아오고,
밭에 물 한 번 잘못 줬다고 잔소리를 하고,
혼자 있고 싶다는데 기어코 밖으로 끌어내는 도화리 이장, 주태희.
귀찮고, 능글맞고, 이상할 만큼 다정한 사람.
“이장님, 원래 남의 밥에 그렇게 관심이 많아요?”
“우리 마을 사람이 굶고 다니는데 이장이 신경을 안 써?”
내일 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살았던 의주에게
태희는 자꾸만 내일을 약속한다.
내일 밥 먹자고.
내일 같이 가자고.
내일 또 보자고.
그렇게 도화리에서 조금씩 다시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알았다.
나만 이 사람에게 구원받고 있는 게 아니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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