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했는데 여전히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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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네이션스컵 결승 후반 45분. 스코어 1 대 1. 3번 골키퍼 문세진의 손끝이 공에 닿았다. 닿았는데, 막지 못했다.
그날 이후 그의 이름은 사라지고 별명만 남았다. 2군, 임대, 방출, 유소년 코치, 편의점 야간.
서른이 되던 겨울, 반지하에서 그가 마지막으로 빈 것은 재능이 아니었다.
그 슛 하나만 다시.
눈을 뜨니 대표팀 소집 첫날 아침, 개막 87일 전이었다.
그런데 재능은 돌아오지 않았다.
반사신경은 여전히 느리다. 이 팀에서 가장 못하는 선수라는 사실도 그대로다. 돌아온 건 기억 하나뿐이다.
앞으로 87일 동안 이 라커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는 전부 알고 있다. 누가 언제 다치는지. 누가 언제 담을 넘는지. 누가 이 팀을 안에서부터 무너뜨리는지.
그리고 결승전 후반 45분, 그 8번이 어디로 찰지도.
막을 실력이 없다면, 먼저 알고 서 있으면 된다.
열 명의 천재와, 그들을 뒤에서 지켜보는 단 한 명의 평범한 남자. 삼십육 년 만의 우승까지, 이제 87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