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록 : 우리가 있었다는 증거 표지

매향록 : 우리가 있었다는 증거

은월참성

자유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판타지 #공포_미스터리 #다크판타지 #동양판타지 #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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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향포의 서기였다.

사람이 태어나면 이름을 적었고, 죽으면 이름을 지웠다. 열두 해 동안 그 일만 했다.

그해 가을, 갯벌에 박아둔 말뚝이 하룻밤 사이 여섯 개 뽑혔다.
아무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나는 적어 두었다.

겨울에 향포에는 이백일곱 사람이 살았다.
나는 그 이름을 전부 종이에 옮겼다.

종이는 가벼웠다. 사람보다 가벼웠다.

개경까지는 걸어서 스무 날.
가는 길에 넷을 얻었다. 절에서 자란 중, 이름을 밝히지 않는 무사,
신을 모시는 여자, 그리고 아이 하나.

돌아올 때는 셋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