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용은 망한 백작가에서 눈을 떴다
링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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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숨이 끊어지던 그 순간, 칼끝에서 느껴진 건 인간의 마력이 아니었다.
낯익은 기운. 동족의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나를 죽인 용사의 가문, 아르덴 백작가의 막내아들이 되어 있었다.
밀린 세금에 영지는 헐값으로 뜯겨 나갈 판이고, 남은 거라곤 보관고 깊숙이 처박힌 '시조의 전리품' 하나뿐.
문제는 그 전리품이 내 옛 몸뚱이라는 거다.
마도기관차가 달리고 신문이 찍혀 나오는 시대.
죽은 용의 뼈와 비늘은 어느새 세상을 굴리는 연료가 되어 있었다.
뭐, 상관없다. 고룡의 힘은 이 작은 몸 안에서 이미 깨어 있으니까.
백 년 늦은 지식? 그 정도는 핸디캡 축에도 못 낀다.
수상할 만큼 모든 걸 꿰뚫고 있는 노집사, 결정적인 순간마다 우연처럼 나타나는 은행가.
누가 내 편인지는 천천히 확인하면 된다.
기울어진 가문은 내가 다시 세운다.
그리고 날 벤 칼에 누가 동족의 숨결을 불어넣었는지, 끝까지 찾아낸다.
죽은 용은 백작가에서 눈을 떴다.
이번엔, 참아줄 생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