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손해액이 보인다
카르작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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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배정표 맨 아래에서 받은 건은 쇼핑몰 누수. 지급 예정 2,800만 원.
“사진 찍고 종결하세요. 이번 달 제 마감입니다.”
그런데 현장에 손을 올린 순간, 숫자가 떴다.
[최종 손해액] 96,430,000,000원
964억. 물 새는 천장 하나에.
숫자는 사고의 원인을 말해 주지 않는다.
누가 잘못했는지도, 언제 무너질지도.
다만 그 돈이 아직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3년 전, 그는 보고서의 한 칸을 비워 둔 채 사건을 닫았다.
두 달 뒤, 작은 회사 하나가 사라졌다.
이번에는 닫지 않는다.
무너지는 건물에서 기업으로,
끊어진 공급망에서 계약의 주인으로,
마침내 국가 재난의 장부까지.
사고는 안 보인다.
손해액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