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정해도(庖丁解刀) : 식칼 든 소협
담유(談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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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북 양양, 허름한 소운객잔의 작은 주방장 단우진.
허리춤에 삼베로 둘둘 만 사각 채도 하나 차고 불 앞에 서는 그의 바람은 소박했다. 그저 좋은 식재료를 찾아 손님들에게 속 편한 탕 한 그릇을 내어놓는 것.
그러나 천하의 정사(正邪)가 탐욕에 눈이 멀어 칼을 들이밀 때,
청년이 무심하게 휘두른 식칼 한 자루에 무림의 상식이 통째로 뒤흔들린다.
생선의 숨통을 끊듯 혈맥을 짚어내고,
뼈와 살의 결을 가르듯 상대의 칼날을 스러지게 만드는 기이한 칼놀림.
천하를 호령한다는 고수들이 목숨을 걸고 다투는 영약도
그의 눈에는 그저 오늘 밤 솥단지에 넣을 안줏거리에 불과할 뿐이다.
“밥상을 어지럽히지 마시오. 식재료를 함부로 다루는 자에게 내어줄 길은 없습니다.”
살육의 검이 아닌 생명을 살리는 칼을 든 청년.
소운객잔 작은 숙수의 담백하고도 거침없는 강호행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