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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면보행자
자유연재 〉 추리, 중·단편
#추리 #라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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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든 문장을 기억했고, 모든 지식을 자신의 머릿속 서재에 정리했다. 책은 그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었고,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그는 한 가지를 몰랐다.
책을 읽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자신의 책을 짓밟은 남자. 그 남자의 죽음을 완벽한 문장처럼 설계한 남자. 그리고 그 살인에서 누군가 자신에게 보내는 답장을 읽어 낸 남자.
윤재는 자신의 범죄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그가 남긴 흔적은 문장 속에 숨겨져 있고, 그가 보내는 메시지는 책의 여백에 적혀 있다.
하지만 그의 독해를 의심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책을 통해 살인을 예술로 착각한 남자와, 그의 오독을 읽어 내는 남자.
지식은 진실을 밝혀 줄 수 있을까. 아니면 진실을 외면하기 위한 가장 정교한 핑계가 될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그러나 정작 자신이 무엇을 읽고 있는지는 모르는 남자.
그의 서재에는 아직, 읽히지 않은 어둠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