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기록병은 좀비 세상을 다시 쓴다
율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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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나는 싸우지 못했다.
그저 기록했을 뿐이다.
물리면 20초.
사람이 사람을 먹는 괴물로 변하는 세상에서,
이시후는 늘 맨 뒤에 있었다.
모든 전투와 모든 죽음을 머릿속에 새겨 넣는 전투기록반.
총을 쥐려 할 때마다 누군가는 그를 말렸고, 누군가는 비웃었다.
"운도 좋은 놈. 피를 뒤집어쓰고도 멀쩡하네."
멸망의 마지막 날, 인류의 마지막 요새 수원 화성.
그를 아끼던 사람들이 모두 쓰러진 뒤에야
시후는 처음으로 칼을 쥐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눈을 떴다.
사태가 시작되기 30일 전, 행궁동 반지하 방에서.
그는 기억한다.
첫 감염자가 나타날 장소와 시각을.
군대가 무너지고 원자로가 녹아내릴 날짜를.
누가 괴물이 되었고, 누가 끝까지 사람으로 남았는지를.
이번엔 맨 뒤에 서지 않는다.
기록하던 자가, 세상을 다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