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장문인 대역이었는데 이제 문파를 지켜야 함 표지

15년간 장문인 대역이었는데 이제 문파를 지켜야 함

장삼봉90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협 #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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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인은 죽어 있었다.

묘시, 하륜이 폐관동 석문을 부수고 들어갔을 때 시신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 순간 천장에서 칼이 떨어졌다.

낙사.

오른 어깨를 다친 뒤 장문인이 고쳐 쓰던 검로까지 똑같았다.

하륜은 칼끝이 어디서 꺾일지 알고 있었다. 십오 년 동안 그 얼굴을 하고, 그 검을 썼으니까.

먼저 휘두른 칼에 습격자의 손목이 잘려 나갔다.

하륜은 낙안검문 장문인의 대역이다.

그의 얼굴과 검법을 흉내 내며 십오 년을 살았지만, 죽어도 비석에 제 이름 하나 남길 수 없는 그림자였다.

그런 하륜이 처음으로 제 뜻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장문인의 죽음을 숨긴다. 그리고 코앞으로 다가온 일검례에 장문인으로 선다.

범인을 찾을 단서는 내문 출입패 17번과 장문인이 끝내 알려주지 않은 제12식의 흔적뿐.

하지만 대역의 검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장문인의 큰 검로를 펼치고 나면 반 시진 동안 평소 제 검을 쥔 손목이 반 박자 늦어진다. 내공은 그대로지만, 고수의 칼 앞에선 그 반 박자로 목이 날아간다.

제12식마저 상대가 진심으로 죽이려 덤벼들어야만 펼칠 수 있는 방어 초식이다.

장문인을 죽인 자는 장문인의 검을 알고 있었다.

그 자객은 가짜 장문인까지 죽이려 했다.

십오 년 동안 남의 얼굴로 살아온 하륜은, 이제 그 얼굴을 벗을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