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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제가 이 소설을 읽지 않으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순전히 작가님 탓입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하나, 제목을 너무 가볍게 지었습니다.
제목만 보면 전형적인 나혼자식 헌터물이나 가벼운 먼치킨물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내용을 열어보면 분위기는 꽤 묵직하고, 결은 오히려 정통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제목이 주는 인상과 실제 작품의 무게감이 너무 달라서, 여기서 한 번 멈칫하게 되었습니다.
둘, 초반부를 너무 밋밋하게 썼습니다.
회귀도 없고, 빙의도 없고, 환생도 없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자극적인 장치도 거의 없습니다.
1화부터 강하게 독자를 붙드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차근차근 배경과 인물을 쌓아가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그 과정이 초반에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2화까지 읽고 바로 덮었습니다.
셋, 치사하게 그 뒤부터 재밌어집니다.
연휴 때 시간이 남아서 한 번만 더 찍먹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다시 읽었는데, 재밌었습니다.
정확히는 주인공이 어떤 인간인지, 이 소설이 어디로 가려는 작품인지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재미가 확 살아납니다.
제 기준으로는 그게 7화였습니다.
초반의 밋밋함이 오히려 뒤의 전개를 위한 빌드업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평가가 달라집니다.
(약스포) 이 소설의 줄거리는
주인공은 윈터게일이라는 검술 명가에서 태어납니다.
당연히 단전에 마력을 쌓고, 검사의 길을 걸으며, 언젠가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것으로 기대받습니다.
문제는 이 주인공이 단전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체질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아예 단전을 없애고 마법의 힘으로 소드마스터의 길을 걸어가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동료들을 만나고 수인족과 맞붙게 됩니다.
처음에는 헤이스트같은 마법을 써서 모두가 아는 그런 설정일 줄 알았는데
나중에 드러나는 고유마법이나 서클에 대한 설정이 특색있습니다.
수인족도 종족 별로 특징이 있는데 이건 소설에서 직접 보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의 강점은
1. 캐릭터가 똑똑하다.
소설의 주인공들이 고구마를 먹이는 일이 없습니다.
특히 주인공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자기한테 필요한 선택이 뭔지 끊임없이 계산합니다.
요즘은 설정만 똑똑하고 행동은 멍청한 주인공도 많은데, 이 소설은 적어도 그런 답답함은 덜합니다.
2. 빌드업이 탄탄합니다.
이 소설은 차근차근 배경과 감정선을 쌓아 올립니다.
그리고 그런 요소들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합니다.
특히 주인공이 결단을 내리는 장면들은 앞에서 충분히 눌러 담아 둔 감정 덕분에 훨씬 강하게 들어옵니다.
그런 면에서 초반의 인내가 어느 정도 보상되는 소설입니다.
3. 기똥찬 문장과 장면들이 계속 튀어나옵니다.
이건 취향 차가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꽤 좋았습니다.
작품 분위기와 어울리는 문장을 잘 씁니다.
이 소설이 묵직한 정통 판타지 느낌을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문장의 힘도 꽤 크다고 봅니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은 죄 주요 에피랑 연관되어 있어서 강스포일까봐 생략합니다.
이 소설을 이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저처럼 가벼운 제목과 초반의 밋밋함에 낚여서 하차하신 분들, 그리고 무게감 있는 정통 판타지의 맛을 그리워하시는 분들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한 번 고비를 넘기면 멈출 수 없는 재미를 보장합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께 특히 잘 맞을 것 같습니다.
- 정통 판타지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
- 회귀, 빙의, 환생 없이도 탄탄한 성장서사를 보고 싶은 분
- 똑똑한 캐릭터와 단단한 빌드업을 선호하시는 분
- 논리, 서사, 개연성이 중요하신 분
일단 7화까지만 읽어보세요. 그 뒤로는 술술 읽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