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 조금 안 되겠네요.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고서, 벽보고 한 소설을 계속 써왔습니다.
물론 진짜 작가들처럼 하루에 한 편을 쓰지는 않았어요.
일주일에 한 편이 잘 나온 거였고, 두 달 가까이 손을 놓은 적도 있습니다.
그때 저는 연재를 포기했었어요.
도저히 올릴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어째서인지 글은 계속 쓰게 돼서 분량만 하나씩 쌓여갔고,
그러다 공모전 시기가 왔습니다.
이번에 올리지 않으면 영원히 올리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 딱 감고 자유연재란에 다섯 편을 업로드했지요.
그리고...
아무도 보지 않았습니다. 단 한 명도요.
저 자신도 모르게 공모전에서 좋은 성적을 받길 기대했던 걸까요?
많이 불안하더군요.
제 글이 도저히 못 봐줄 폐기물인지 아닌지 알아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웹소설 커뮤니티에 들어가 감평을 부탁했습니다.
그 웹소설 커뮤니티 분위기는 활발하면서도 어딘가 날이 서 있었습니다.
아마도 공모전 때문이겠죠.
몇 개의 감평을 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평가는 못 받았습니다만, 제 글을 처음 드러내는 기회라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불안도 조금씩 사그라들었습니다.
자신감이 생긴 것보다는 내려놓은 것에 가깝지만요.
제가 감평을 부탁드린 분들은 전부 익명이었는데, 그중에 자기도 같은 공모전에 참여한다고 밝히신 분이 한 분 계셨습니다
사람은 보통 익명일 때 본성을 드러내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전 솔직히 마음 단단히 먹었죠.
같은 공모전에 나가는 분이라면, 신인이 올린 글에 후하실 이유가 없으니까요.
일부러 더 가혹하게 평가하시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평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뜨려고 했지요.
그런데,
제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덤덤하게 제목부터 바꾸라고 하시더군요.
이런 제목으로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하시면서요.
그 뒤로도 시간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스치고 지나갈 법한 작은 대목들에도 오래 생각해주셨고,
독자가 어느 지점에서 멈칫할지를 마치 옆에서 같이 읽는 사람처럼 짚어주셨습니다.
그렇게 거의 두 시간이 흘렀습니다.
엉망인 제 글을 보면서도, 오히려 너무 강요해서 미안하다고 하시더군요.
이러는 이유는 네가 어느 정도 떡잎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디테일이 없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이 디테일만 채우면 된다는 말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힘이 생겼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줄 거라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저도 뭔가 보답할 게 필요했고, 그분도 보답을 바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분 소설에 가서 선호작하고 추천을 누르겠다고 했지만, 비밀이라며 사양하시더군요.
그리고,
매일 제 글에 추천을 눌러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단순히 인연이 닿아서 그런건 아니고, 님 글이 내 취향이기도 하거니와, 될성 부 잎이기도 해서라고...
하하... 하...
잘 썼다는 글 치고는 너무 많이 지적하시지 않았습니까...
일부러 칭찬하셨겠지요.
제가 불안해하는 걸 아셨나 봅니다.
참 희한하죠?
그분이 저한테 왜 그렇게 잘해주셨을까요?
제 이기적이고 멍청한 머리로는 떠올릴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의문으로 남아있네요...
......뭐 어쨌든!
불안감은 씻은 듯 사라졌습니다.
애초에 공모전 성적에 대한 기대는 없었어요.
그저 내 글을 제대로 봐줄 한 명이 필요했던 거였나 봅니다.
지난 이 년 동안 그걸 몰랐습니다.
그건 그렇고,
라운지에 감평을 원하시는 글들이 많이 보이네요.
작품 한 번 내보지 않은 망생이의 조언을 걸러 들으실 자신이 있다면 댓글 주세요. 최대한 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