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삼류무사(6권까지 출판)
저자: 김석진(고무림 작가연재란 작가.)
출판사: 청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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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물설정
좀 얍삽한 듯 하면서도 맹주의 위엄을 지니고 있는 만승검존 지청완,
괴팍하면서도 의외로 생각이 깊은 장추삼, 좀 덜 떨어져 보이는 천재
검객 하운,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북궁단야... 그리고 어깨에 무거운 짐
을 지고 자신의 길을 걷는 수많은 조연들....
모두 속이 깊은 인물들이다. 너무 교과서적이면서 따분하지도 않고,
지극히 이기주의적이지도 않은... 외유내강이라 해야 하나?
일본 문화를 접하면서 자라온 나에게 이런 케릭터는 무척이나 정겹
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케릭터 타입이기 때문이다. 좀 모자라
보이면서도 역경에서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는 그런 케릭터... 슬램덩크
의 북산 군단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누구나 현실에서 닮고 싶은 그런 케릭터가 아닐까? 나
의 개인적인 생각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여타 소설에 나오는 경박한 성격보다는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경박한 성격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아무리 소설 속의 인물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그의 인생의 연륜에는 고개가 절로 숙여
지는 법이다. 그리고 존경하는 인물과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
고, 그에 대해서 더 알고 싶고... 이른바 호감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진지한 성격 또한 그렇게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
한다. 과거에 내용 전개가 스피디하고 권수가 짧은 90년대 무협에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점점 장편화 되가는 신세기 무협에는 어울리지 않
는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지속적으로 진지하게 행동하는 것도 피곤하지
만, 그러한 행동을 보는 독자 또한 피곤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장추삼 같은 성격이 딱
이라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위의 두 경우(너무 진지하거나 너무 생각
없는..)에서 파생되는 단점을 보완하는 것 외에도 삼류무사식 인물 설
정은 장점이 있다. 장추삼이 가끔 보여주는 실없는 언행... 단지 독자로
하여금 숨 돌리게 하기(완급조절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언뜻 머리를 스치는 장면이 있다. 슬램덩크 2권을 기억하는지... 유도
부 주장이 채소연 사진으로 강백호를 유혹한다. 아무리 협박을 하고 굴
려봐도 강백호는 실없는 얼굴로 싫어라고 대답한다. 화가 난 유도부 주
장이 이유를 묻자, 강백호는 진지한 얼굴로 대답한다. "난 바스켓맨이
니까." 이 대사가 진지한 인물에게서 나왔다면 강백호가 얘기했던 것
만큼 감흥을 줬을까? 강백호는 채소연이나 채치수에게 1권부터 아무
생각 없이 채소연에게 잘 보이려는 생각으로 자신이 바스켓맨이라는
말을 남발한다. 과거에 그런 일이 없었다면 유도부 주장에게 강백호가
읊은 "난 바스켓맨이니까." 대사는 아무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하면, 주인공의 과거에 어
이없는 행동이 독자로 하여금 진지한 주인공의 행동에 플러스 알파로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어떤 인물의 의외의 멋진 모습을 발견하는 것
은 굉장히 감동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마치, 남자의 연인이 남자의 사
소하면서도 멋진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고 감동하는 것처럼 말이다.)
요약하자면 -삼류무사식 인물들의 할 때는 하는 성격- 이러한 인물
설정은 첫째로, 진지한 스토리로 인해 피곤해 질 수 있는 독자에게 잠
시 쉴 공간을 마련해 준다. 둘째로, 자칫하면 인물들이 경박한 성격으
로 변하는 것을 방지하며 독자의 소설 속 인물에 대한 존경심을 유발
한다. 마지막으로, 진지한 행동을 할 때 더 많은 감흥을 줄 수 있다.
(노파심으로 말하지만, 이런 인물 설정이 무조건 최고라는 것은 아니
다.)
단점 쓰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단점을 말하자면, 일단 삼류무사는 임준욱님 작품처럼 누구나 각자 걸어가는 길이 있고, 그 길을 걷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절대적인 것이 없다는 것인데요...
이런 소설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통쾌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뭔가 일이 해결되도, 뭔가 개운치 않은... 그런 소설입니다. (특히 기학 죽는 장면에서는 정말 찝찝했습니다.)
어쨌든, 인물설정에 한해서는 단점보다 장점이 돋보이는 그런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