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장경예찬론" 입니다.
개인적으로 장경의 슈퍼울트라캡숑 매니아임을 미리 밝히면서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장경예찬론을 펼치고자 합니다.
따라서 속이 조금 거북스런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장경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1998년 여름의 초입, 아마도 이 무렵으로 기억합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준비한답시고 이곳 저곳 어설렁거리다 심심풀이 삼아 도서대여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천산검로"를 발견하면서부터 입니다.
사실 당시 저는 구무협의 매너리즘에 식상해 있었고, 군복무 관계로 2년 가까이 무협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천산검로"의 늑유온을 만나면서, 저는 대운풍을 처음 만나던 중1때의 감흥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금강의 "발해의 혼",
무협이라고는 이소룡과 성룡이 나오는 영화 정도만 알던 제가 "발해의 혼"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끝난줄 알았던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은 "천산검로"를 발견하면서 다시 NEVERENDING STORY가 되었습니다.
하루를 꼬박 새우다시피해서 4권을 단숨에 독파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도서대여점으로 직행했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찾았습니다. 장경의 작품을...
"철검무정" "장풍파랑"이 있더군요. 또 무작정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암왕" "벽호" "빙하탄" "성라대연" "황금인형"까지...
당시에는 제가 "황금세대"라고 부르는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가슴속에는 장경만이 "독보천하" 하더구요?
그렇다면 장경의 무엇이 저를 사로 잡았을까요?
무엇보다도 장경의 글속에는 너무도 생생한 인간군상들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인간군상이 내포하고 있는 삶의 고단함과 생명력을 그만큼 가슴 절절히 묘사하는 작가는 국내무협에서 찾아 볼 수 없다고 단언 합니다.
신경식님이 "장경은 무협소설을 황석영의 장길산 같은 글로 쓰고 싶은 욕심을 가진 친구'라고 평한 말이 떠오릅니다
또한 장경의 글속에는 밝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투박하고, 거친 그리고 은근한 정이 묻어 있습니다.
마치 경상도 싸나이가 무뚝뚝한 일면에 깊은 속정을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음. 글이란 참 묘합니다. 생각은 많은데 막상 표현하려면 쉽지가 않습니다.
저의 필력이 미천한 관계로 처음 떠올렸던 "장경예찬론"을 제대로 펼치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장경의 작품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철검무정", 96년 2월 출간
가슴에 아픈 사연을 간직한 호면귀 손우의 천하제일고수가 되기까지의 쟁투기.
장경 특유의 생생한 인간군상 묘사와 투박한 정이 묻어나는 작품.
"천산검로", 97년 2월 출간
장경 무협의 백미.
공동파의 노도장들이 한자루 보검으로 키워 낸 사내, 섬전수 늑유온이 혈연에 얽힌 기억과 사문의 혈채를 씻고 검인으로 선다.
"장풍파랑", 97년 9월 출간
욕망이 빚으낸 인간군상의 쓰디쓴 단면을 보여준다.
마타룡 위무일이 스산한 한풀이.
변황, 천산을 거친 장경의 변방무협 3탄.
"암왕", 98년 10월
바위같은 우직함으로 뭉친 마옹 명강량의 가슴 적시는 일대기.
명교를 배경으로 한 한국무협사의 전인미답의 작품. 이토록 가슴 절절하고 서정적인 무협을 본적이 있는가?
"벽호" 99년 7월
절반의 실패.
그러나 여전히 탄탄한 구성과 인물설정.
"빙하탄", 2000년 5월
사랑, 욕망 그리고 집착이 만들어낸 무고한 희생자 심연호. 그의 얼어붙은 가슴을 녹이는 것은 정. 정의 사슬이 걸린 심연호가 번천참마인을 휘두르며 위선자들을 응징한다.
"성라대연", 2002년 10월
6편의 전작들을 총결산한 작품.
한국무협사에 이만큼 방대하고 탄탄한 구성를 갖춘 작품이 얼마나 될까?
"황금인형", 2003년
장경 무협의 새로운 시발점이 될 작품.
쓰고 보니, 유치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이해하시길...
장경의 무협은 무겁다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가벼운 것은 쉽게 들어오지만 쉽게 날아가 버립니다.
무거운 것은 쉽게 들어오지는 않지만 쉬 날아가지도 않습니다.
장경의 무협은 오랫동안 기억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