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전 종횡기를 읽고
최근 작가님이 연재를 잠시 중단하겠다는 말을 듣고 슬펐다. 피로와 무력감에 지치신 것같고, 더불어 어느 독자가 올린 내용에 기분이 좀 저하되신 것 같기도 하고.. 독자의 한사람으로써 작가분에게 힘내라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쓰고 싶다. 많고 많은 책중에서 어떤 것을골라야 할지 모를 때 추천글은 책에 대한 좋은 소개와 작가에 대한 격려의 두가지 의미를담고 있어서- 금강님도 자주 말씀하시지만- 소설에 대한 감상/추천/비평은 많을수록 좋을것이다. 그럼 먼저 이 책에 대한 평점을 한번 매겨보자.
100점.
물론 백점만점에 백점이다. 내가 전문평자도 아니고, 감히 작품에 점수를 매길 수 없으므로 내가 재밌게 읽은 책은 다 백점이다. 보다가 말거나 읽지 않은책은 0점이고...
그럼 지금부터 책의 재미를 잘근잘근 풀어보기로 하자.
첫째, 승부에 대한 열정.
무협소설은 명분이야 어떻든 싸움장면이 흥미진진해야 될 터인데, 사라전 종횡기에 나오는액션은 댓글에 달린 내용을 잠시 소개하면 이렇다. “ 카!” “ 크!” “ 앗싸!” “..마약이다..” “죽인다!” 나도 이 표현에 동의하고 싶다. 보면 취한다.
글을 읽으면 머릿속으로 뭔가 영상이 꿈처럼 지나간다. 그리고 그 느낌은 작가가 표현한대로 ‘달리는’ 것이다. 사라전 종횡기는 말그대로 종횡무진! 거침이 없고, 뜨겁기 그지 없는 책이다. 너무나 몰입성이 강해서 한숨에 읽혀진다. 독자는 한달음이지만 아마 작가는 그렇진 않을 것이다.
짧은 액션장면을 위해서 몇 달을 준비하는 영화처럼 작가는 그렇게 준비할 것이다.
두 번째, 권선징악
위의 내용이 무에 관한 것이라면 이건 협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야 무협이지. 좀 신기한 장치를 늘어놓은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사라전종횡기는 무협소설의 기본에 충실하다. 사라전종횡기는 줄거리가 거의 대결구도로 되어 있으며,스케일이 크다기 보다 단순하고, 상대해야할 적도 뚜렷하다. 여기서 덧붙이고 싶은 것은 병영문화나 집단전투,통신기 같은 생소한 장치를 주입했다고 해서 현실감이 떨어진다니 만다니 하는 논의는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작가는 환타지의 비현실적인 세계관을 보다 충실하게 하기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자료조사를 할 것이지만, 그건 무대장치의 엉성함을 보완하기위한 노력이지, 그 본질의 진위는 그저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그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우리가 영화를볼때 아무리 세트가 리얼하더라도 그것의 사실성까지 따지고 보는건 아니니깐두루...
세 번째, 주인공의 매력
주인공 장소열의 매력은 이루 다 말할 필요가 없다. 아마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그런 이상형의 남자일 것이다. 한없이 강하고 의리있고, 그러면서도 사랑에는 약한 ..게다가 모범생이라기 보다는 약간 불량스런 태도가 있으니 친근감이 들고. 즉 소박하단 말이지. 주연이 연기를 잘하니 조연들도 걸쭉하다. 특히13조. 그들은 열렬하면서, 비장하고, 또 웃긴다.
내가 재밌게 읽은 무협소설은 대부분 위의 세가지에 충실하다. 승부, 호협, 주인공의 매력. 잘짜여진 줄거리에 이런 요소가 섞이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게 된다. 하지만 이게 어디 쉬운일인가. 사라전 종횡기는 소설속에 흘러간 시간은 짧지만 그럼에도 독자들은 이미 강렬한 액션,쟁투,사랑,의리,낭만,비장미..막무가내..같은 것들에 취하고 있다. 이같은 작가의 연출력은 실로 놀라울 뿐이다.
마지막으로 단점하나. 장소열이 바야흐로 남자알기를 엿같이 아는 애이불비 조연을 화끈하게 제압해서 사나이의 위상을 만천하에 과시하려는 찰나, 소설이.. 뚝 끊어져 버렸다... 이소설의 단점은 독자의 조갈증을 부채질하는 거다. 작가님 푹 쉬시고 힘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