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무협소설들중 여기저기서 재미있다 재미없다고 말해도 결국은 자신의 판단인것 같습니다
저역시 재미있다는 추천으로 읽어봤다가 던져버린 소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이 좋은 작품이라고 해도 자신의 취향과 어긋나면 보기 싫어집니다
제가 이번에 추천하는 소설들은 제가 지금까지 무협소설을 접해오면서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되었던 것들을 기억해내며 적은 것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미 읽었던 작품이 대부분일 겁니다
몇분이라도 혹시 몰랐다가 제 추천으로 읽게되서 좋은작품을 접했다는 생각을 가지신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올립니다
오래전에 읽었던 작품도 많아서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생각나는데로 조금씩 올릴 예정입니다
용대운님의 [태극문] [독보건곤]
이 두 작품은 제가 추천하기가 좀 민망하군요..너무나 유명한 작품들이라 다들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먼저 태극문은 김용과 와룡생 고룡등이 중심이된 중국무협에서 벗어나 한국의 신무협이 자리잡을 수 있는 주도적 역할을 한 작품입니다
태극문의 큰 흐름은 주인공 조자건이 무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입니다
동문들과의 갈등과 우정, 사랑을 통해 결국 자신을 완성하게 되죠
그 시절 다른 무협에서는 무공에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 기연을 얻어 비급을 입수하거나 우연히 절세의 사부를 만나 무공을 배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태극문에서는 무공보다는 그 무공을 펼치는 인간에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 이점이 제가 그 당시 태극문에 매료되었고 아직까지 이 작품을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손꼽는 이유일 것입니다
독보건곤은 무협소설에서 흔히 사용되어지는 소제인 복수를 다룬 작품입니다 너무 흔히 쓰여 식상할 수도 있는 소제가 용대운이라는 걸출한 작가에 의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문파의 멸문을 가슴속에 간직한채 일인전승의 무쌍류 전승자가 되어 강호를 향해 울분을 토하는 주인공 노독행의 슬프고도 비장한 행보는 독자로 하여금 글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 비장미 가득한 흐름 속에서 사나이들의 우정으로 독자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드는가하면 애절한 사랑으로 안타깝게 만들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장하고 무거운 느낌의 소설이라서 이런 스타일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분들도 계시리라 보지만 한번 읽어보신다면 후회하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좌백님의 [대도오]
이 작품 역시 당시 소설들과는 다른 경향을 보여줍니다.
보통의 무협에서 주인공은 절세의 무공을 가지고 있거나 타인보다 단연 우월하게 묘사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도오는 무공은 좀 모자라도 싸움은 잘하는 주인공이 펼쳐나가는 조금은 정통무협처럼 느껴지는 글입니다
허리에 달랑거리는 짧은 도 하나를 차고 강호를 주유하며 고수들과의 싸움에서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지만 결국은 승리합니다
허공을 격하고 장풍을 날리거나 검을 날려 상대를 격살하는 화려한 무공이 아니지만 독자들은 예전 중국무협에서 느꼈던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실전과 같은 대전장면을 작가는 지루하지 않으면서 긴박하게 표현했습니다
읽을수록 주인공의 사나이다운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는 소설입니다
장경님의 [철검무정]
가욕관이라는 뒷골목 출신의 주인공이 진정한 자신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장경님 특유의 독특한 문체에 잘 우러나는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약하기만한 자신의 문파가 강호의 세력에 멸문되고,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주인공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약육강식의 무림세계를 뼈져리게 체험한 주인공은 괴로움과 번뇌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조금씩 그 무거운 짐을 덜어내며 자신을 완성해 나가게 됩니다
운중행님의 [추룡기행]
유쾌하고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비장하고 무게있는 작품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아도 괜찮은 작품입니다 새로운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가볍게 느껴지지 않으면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게시판에 누군가가 유쾌한 소설은 이 작품보다 풍종호님의 광혼록이 낫다고 하신걸 본적이 있습니다
취향 차이일테지만 저는 추룡기행을 더 추천합니다
광혼록은 주인공 조수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천하제일로 인정받으려고 떠나는 비무행이 주된내용이고.. 추룡기행은 제목그대로 용을 잡으려는 주인공과 일행들의 여행이 주된 내용입니다
두 작품모두 전체적인 스토리는 조금은 엉뚱하면서도 유쾌한 설정이라 할 수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틀린점이 많습니다
광혼록은 비무행에 강호패권을 둘러싼 세력들의 음모가 개입되면서 조금은 이상한 분위기로 흘러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광혼록을 읽으면서 그다지 밝은 느낌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도 저도 아닌 조금 애매모호한 스타일이랄까..이것은 순전히 제 개인적 생각이니 광혼록 팬분들께서는 질타하지 말아 주십시오 ^^
추룡기행은 시종일관 밝은 느낌으로 글을 대할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일행들이 위기에 처해지거나 진지한 장면들도 있으나 여타 소설에서처럼 비장하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천공무조백, 쾌도강산, 쾌도무영등 운중행님의 작품에서 잘 나타나는 특징인데 자칫 무거운 분위기가 되려는 부분에서는 어김없이 작가 특유의 재치로 분위기를 반전시킵니다
하지만 전혀 가볍거나 경망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작가의 능력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