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천룡팔부를 보고 소봉이라는 인물에 대단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실제 그는 호쾌하고 의리가 두터운인물이라고 나와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표현될 수 있었던 것은 한족으로서 자랐고 한족의 편에서서 그들의 이득을 위해 살신성인을 했기에 가능하다. 나는 천룡팔부의 우스꽝스러운 부분을 지적하고자 한다.
소봉이 군웅들에 둘러싸여 있을때 그 아버지와 대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거란인은 어떻게 된게 늑대문신을 하고 다닌다. 거란인=늑대짐승 이라는 도식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더욱 확실하게 혈족을 보자마자 늑대울부짖음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 장면 전까지 소봉의 호쾌한 모습에 취했다가 갑자가 아버지 보았다고 짐승처럼 짖는 장면을 연상하고는 흥취가 깨고 말았다. 참으로 간사한 비유다.
모용가의 전대가주와 소봉의 아버지는 소림사에서 무공을 훔친다. 한마디로 타민족 출신 대표급들을 도둑놈으로 만들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행동이 부처님 손바닥위의 손오공처럼 한족무명노승의 눈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참 악랄하다 싶을 정도로 징그러운 설정이다. 더 나아가 그 무명노승은 그 둘을 죽였다 살린다. 지까짓게 뭔데 타민족의 생사를 쥐락펴락한다 말인가? 내가 보기에 봐라 네들이 암만 깝쳐도 한족한테는 고양이앞의 쥐야 라는 식의 비유다. 게다가 살아난 둘은 한족무명승의 충성스런 부하가 되어 용서받는 장면은 가장 용서받지 못할 장면이 되었다.
김용에게 잘 보이려면 한족(혹은 이득을 주거나)이되거나 자신의 상실이 중요하다.
전자의 경우가 대표적인것이 소봉이고 후자의 경우 쓰이는 통상적인 방법이 미쳐버리는 것이다. 미친다는 것은 정신을 잃는다. 곧 자신을 잃는 것을 뜻한다. 모용가의 젊은 가주는 마지막에 미쳐버리고 죽음을 면한다. 그가 미치지 않고 선비족의 부흥을 꾀 했다면 참혹한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다른 예로 구양봉도 미쳐버렸다. 그는 서역인이다. 자신을 잃어버린 그는 한족양과를 양아들로 받아들임으로써 홍칠공과 얼싸안고 죽을 수 있게된다.
천룡팔부나 영웅문등 타민족이 등장하는 김용의 소설들에서 이민족의 운명 참으로 불행하다. 온갖 악랄한 짓은 다 하고 죽거나 미치거나, 아니면 굴종해야 한다.
동사를 이족으로 취급하는 이가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가 동해의 외딴섬에서 태어났다는 표현은 있었지만 한어를 유창하게 하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을 뿐 한족과 다름이 없다. 게다가 그는 충신악비의 열렬한 추종자다. 그를 타민족으로 보는 것은 그릇된 시각이다. 그의 행적이 모나보이지만 그릇되지 않게 표현된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김용의 타민족에 대한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거란족과 여진족의 차이를 설명함에 있다. 그가 좀 된 자라면 그들의 문화적차이나 역사적인 이해관계를 설명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용이 갑자기 개과천선할리 있을까. 그냥 단순하게 그놈들은 말이지 거란족은 사나운놈들이고 여진놈들은 그놈들보다 더 사나워 . 이 한줄로 그들의 모든것이 표현되고 그들의 행위 하나하나는 야만인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그가 무지한건지 아니면 일부러 그런건지는 그만이 알조로다.
헤픈 서하공주...잠결에 납치된 서하공주. 어수룩한 허죽을 보자 눈이 맞아 덥썩 안긴다. 타민족의 공주조차 이렇게 한족들에게 따먹히기 좋은 열매이다. 내가 먹다라는 표현을 쓴 것은 글내에서 그렇게 표현되었음에 연유함을 밝힌다. 덧붙여 단왕자의 어머니는 스스로 한족에게 몸을 바친다. 타민족여성을 표현할때 그의 더러운 시각이 여실히 보여지는 대목이다. 내가 언급한 타민족여성에 대한 표현에 비해 한족의 딸 왕어언이 얼마나 대단한 여자로 나오는지 그 격차가 느껴진다.
요의 남진에 맞서싸운 소봉. 전에 언급했다시피 요의 남진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요지이다. 왜냐 모르겠다. 지들이 흥성할때 이민족의 땅을 침략해 수없이 노예로 수십만씩 끌어다 쓴 놈들이 살생이 어쩌구 대의가 어쩌구를 피력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거니와 무늬만 거란인 소봉을 내세워 그 부당함을 피력하는 꼴사나운 모습까지 보인다. 그런다고 팥이 콩이 될까..
덧,김용은 유불도에 일정소양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가 화려한 비단옷으로 원숭이의 몸을 가리려는 드는 것은 우습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