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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와 영화처럼 느껴지는 자연란의 '기소령.'
가류운·2003.09.1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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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처럼 읽혀지고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지는 가연님의 '기소령'

이 자연란에 올라왔습니다.

소설의 초입에서 앞으로 진행될 공간적 배경과 시간적 배경을 설명하는

단어들이 시적으로 읽히기도 하고 영화처럼 연상되기도 하면서 짧은 압

축을 통해 이렇게 선명하게 다가오니 정말 좋았습니다.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대비하여 미리 깔아 놓은 큰 복선 두개와 작은

복선을 보니 여성이 주인공일 가능성이 짙은 무협소설이고, 몇군데 거슬

리는 단어가 보이지만 정성을 들여 다듬고 또 다듬은 품새가, 섬세한

여성의 손길이 닿은 듯한 흔적이 느껴지기도 해서 더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어쩌면 로드무비 처럼 진행될 것 같기도 하고, 어찌하면 여성의 눈으로 본

협을 그려내는 작품이 될 듯도 하고,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애절한 사랑

이 주제가 되는 러브스토리가 될 듯도 합니다.

섣부른 저의 예측이 그렇다는 겁니다. 물론 이제 겨우 세편이 올라왔는데

이런 예측을 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지만, 제게는 그만큼 기대가 된다는

강조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일장-2에 나오는 도연명의 귀거래사는 많은 무협작가들이 차용을 할 정도

로 유명한 시이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당위성과 복선의 한

축을 담당할 지도 모르는 유상이란 인물의 조언에, 마음이 변한 기소령의

심리상태에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슬며시 연결한 작가의 타이밍은 절묘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협이란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작가의 시각이 살짝 엿보여서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묘한 감흥이 느껴

지기 까지 하더군요.

시처럼 읽혀지고 영화처럼 연상되기에는 아직 거칠은 단어들이 몇군데 보이

지만, 이 부분은 작가의 눈에 띄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독자

들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적절한 단어들로 바뀌어지고 읽기에 수월한 운율

로 변해가면 정말 좋은 작품이 되리란 생각입니다. 아울러 여성들이 무협에

수월하게 입문할 수 있는 물꼬를 트는 작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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