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룡유기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작품이다. 곤이 드러내는 향기로 인해 그러하지만,
편안하게 볼 수 있어 좋다. 사실 8권을 많이 기다렸는데, 8권만 놓고 보면
좀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일애사태" 때문이다. 일애사태의 캐릭터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광룡과의 인연을
맺기 위해 그런 방법을 쓴다거나, 또는 자신의 계략이 실패한 후 보인 광태는
청조각의 후기지수라기 보다는 쾌락궁의 소궁주 쯤으로 보인다.
그런 인물에게 광룡이나, 고학 정도의 거물이 평생의 사랑을 바칠 수 있을까?
또한, 자신의 전철을 제자에게 답습시키지 않겠다는 일념에서 곤에게 취하는
일련의 행태도 청조각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일진사태가 장문인이고
일애사태는 비각에 연금된 전대의 광인 정도라면 모를까?
어쩌면 8권에만 나오는 일태사태를 놓고 작품 전체를 걸고 넘어지는 느낌도
없지 않다만, 나의 경우에 수미상관하지 않는 캐릭터나 스토리, 이해되지 않는
인물 군상을 보면 작품 전체가 짜증스러워지기 때문에 주제넘는 소리를 늘어
놓는다.
적은 비중으로 나오지만 상관세유도 그러하다. 묵련주나, 묵련의 후계자 후보인
상관세유는 그룻이 적은 인물이 아니다. 그런 상관세유가 왜 천마표국의 복수에
집착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권은 곤룡유기의 장점인 "곤"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 좋았다.
아무래도 주인공의 스토리에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부다.
곤에게서는 무협을 통해서만 맛 볼 수 있는 해방감이 있다. 곤이 아무리 현실적
이지 않는 인물이라 해도, 그런 인물이기에 온전한 감정이입을 통해 일상의
탈출이 가능한 것이지 않는가?
전작인 귀금행에 이어 곤룡유기는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완성도는 귀금행이 높지만, 호감은 곤룡유기 쪽이다. 좋은 작품 많이 쓰시기
바란다.
곤룡유기에 바램이 있다면 8권까지 곤의 흡인력은 여전하지만, 매상과 미요의
매력이 저감한 느낌이 있는데, 매상과 미요의 이름처럼 매력적인 인물로
남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