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멍탐정입니다.
이게 다 「왕과 사는 남자」 때문입니다.
원래는 진지하게 쓰려고 했어요. 진짜로요. 조선왕조실록 펴놓고, "이번엔 단종 코인 한 번 타본다" 결심하고 시작했습니다. 「세조실록」 「단종실록」 다 봤고(그...다는 아니고 몇장보기는 했어요 진짜로..), 김종서 묘지명, 한명회 묘지명, 1453년 10월 10일의 새벽까지 시간 단위로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진짭니다.
…그런데 조금 쓰고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어차피 단종은 죽는데?'
그래서 노선을 한 번 갈았습니다. 어차피 정통 사극으로는 재미를 낼 자신이 없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할까. 답은 하나였습니다.
남이를 키우자.
12살짜리 외척에게 환도를 쥐어주고, 진검 대련을 시키고, 한 달 만에 사부 옷깃을 베게 만들고, 수양대군과는 거울처럼 닮은 인물로 설정해서 결국 칼날을 맞부딪히게 한 다음에, 어린 임금 곁에서 "전하…" 하면서 무릎 꿇는 장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수 코너]
예, 알아요. 남이는 사실 단종보다 두 살 어립니다. 1443년생이거든요. 1화 시점이면 10살이어야 합니다.
근데 10살짜리한테 환도를 쥐어줄 수가 없잖아요. 9살짜리가 수양대군과 칼을 맞부딪히게 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두 살 올렸습니다. 12살로요. 뭐 소설인데 어쩌라고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남이랑 단종은 사실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만난 적 있다는 기록도 없습니다. 근데 동갑내기 친구 설정이 너무 탐나잖아요? 그래서 일곱 살에 개울가에서 만나는 장면 만들었습니다. 뭐 소설인데 어쩌라고요.
「단종을 지켜라」 정통 역사극인 척하다가 어느 순간 남이X단종 충성+애정 전선과 남이X수양대군 검술 대전으로 갈아탄, 작가도 어디로 갈지 모르는 대체역사 무협 사극.
그래도 역사책은 아직 집에 있긴 합니다. 책장 잘 보이는 자리에요.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사실 살릴 거라 단종도 아니게 될 예정입니다.
제목 다시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