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그런지 활기가 넘치는구먼."
"그러게요."
휘가 태연히 대답했다.
"누나도 젊은 사람이잖아요."
"아닌데요?"
"이제 갓 스물이면서 무슨... 나랑 두 살 차이밖에 안 나잖아요."
"이래 봬도 정신연령은 예순셋이에요."
휘는 얼굴 옆으로 세 손가락을 붙이며 생긋 웃었다.
"자윤 누나. 휘 누나 취한 것 같은데 맥주 뺐어도 돼요?"
카운터 위로 얼굴만 빼꼼 내민 자윤이 태민에게 말했다.
"어. 뺐어."
"폭력적이네요."
휘가 테이블에 맥주 캔을 껴안은 채 엎드리며 말했다. 왼손은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자윤은 더 상대하기를 포기했는지 다시 카운터 아래로 내려가 나머지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아람은 구석에 앉아서 육포를 뜯었고, 김씨할아버지는 카운터를 걸레로 닦고 있었다. 그리고.
"안 뺐어 갈 테니까 놔."
"정들었어요."
"맥주캔에?"
"네."
맥주캔에 정들었다는 건 처음 듣는 소린데.
"한 시간도 안 됐잖아."
"정은 원래 갑자기 드는 거예요."
톡톡
누군가가 내 어깨를 두드리고는 육포를 들이밀었다.
"언니. 육포 먹을래요? 김씨 할아버지가 그러는데 싸움 구경하면서 먹는 육포가 제일 맛있는 거래요."
그러고 보니 김씨 할아버지도 카운터에서 육포를 씹어 먹고 있었다. 아주 흥미롭다는 듯 휘와 자윤을 보면서.
"그..래. 고마워."
나는 딱딱하게 굳은 육포를 받아서 곧장 입에 집어넣었다. 자극적인 후추 향이 코를 때렸다.
버터플라이 왈츠: 죽은 자들의 봄 - 우리가 살아남는 방법 (4)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