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가 흔한 세계입니다. 협회는 회귀자에게서 미래 정보를 등록받아 시세대로 사들이고, 그 정보로 게이트를 대비합니다. 그런데 등록된 미래들이 무더기로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원래 타임라인에서 죽었어야 할 사람들이, 예정보다 몇 년씩 앞당겨진 채 다시 죽습니다. 감별을 맡은 남자가 그 명단의 다음 줄에 적힌 사람을 찾아갑니다.
━ 9화 발췌 ━
"제가 죽어요?"
박세인은 커피잔을 든 채 물었다. 손이 떨리지는 않았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은 탓이었다.
"원래 타임라인에서는요. 30개월 뒤에, 별관 봉인 사고로."
"……30개월 뒤인데, 왜 지금 말씀하세요?"
"재연 목록이 30개월을 기다려주지 않으니까요. 파주는 33개월을 앞당겼고 구로는 36개월을 앞당겼습니다. 당신 사건이 목록의 다음 줄이라면, 이번 주일 수도 있어요."
박세인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천천히. 도하는 그 침묵을 방해하지 않았다. 제 죽음의 날짜를 소화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도하는 그것을 22명분이나 보아왔다.
"……질문이 있는데요."
이윽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원래 타임라인에서 저 죽고 나서 협회는 어떻게 됐어요? 봉인 사고 후속 조치요."
도하는 잠깐 말문이 막혔다.
숨을 곳을 묻지 않았다. 살 방법을 묻지 않았다. 자신이 죽은 다음의 업무를 물었다.
"……봉인 장치 이중화 규정이 생겼습니다. 당신 사건 때문에요. 그 규정이 대붕괴 때 방벽 안의 사람 수천 명을 살렸습니다."
"오. 그럼 저 좀 쓸모 있게 죽었네요."
"주임님."
"농담이에요, 농담. 무서워 죽겠으니까 하는 농담."
박세인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이제야 손이 조금 떨렸다.
"도망은 안 갈 거예요."
"……이유를 물어도 됩니까."
"봉인 담당이 저 하나가 아니거든요. 제가 빠지면 김 대리가 그 자리에 서요. 김 대리는 애가 둘이에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애써 웃어 보였다.
"그리고 선생님이 있잖아요. 미래를 감별하는 분이. 제 미래, 죽었다고 판정해 주세요. 그 재연인지 뭔지, 실패하게 만들어 주시면 되잖아요."
도하는 그 말을 오래도록 받아 들고 있었다.
(중략)
"……판정하죠."
도하는 일어섰다.
"그 미래는 오늘부로 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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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윤사마입니다. 오늘 낮 28화로 완결했습니다.
어제 이 게시판에 "내일 완결합니다"라고 적었는데, 그 내일이 왔습니다. 1화부터 28화까지 전부 올라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께 권합니다.
- 연중이 무서워서 무료연재를 안 담으시는 분. 기다릴 일이 없습니다. 오늘 1화를 열면 오늘 안에 마지막 화까지 가실 수 있습니다.
- 초반만 좋은 작품에 데어보신 분. 위 발췌는 9화입니다. 1화(등록 창구)와 5화(감별소 첫날)는 앞서 두 번 올렸으니, 세 장면을 나란히 놓고 보시면 어느 구간에서 뭐가 나오는지 가늠이 되실 겁니다.
- 주먹으로 이기지 않는 주인공을 찾으시는 분. 각성 없는 무등급이 쥔 무기는 107년치 기억과 감별 판정 한 줄입니다. 위 장면에서 그 판정으로 사람 하나의 예정된 죽음을 뒤집으러 갑니다.
6화부터 28화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7월 11일부터 오늘까지 15일 연속입니다. 원고를 전량 비축해두고 시작한 덕입니다.
『스물세 번째 회귀자 — 회귀자가 너무 많다』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호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