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한서윤의 삭제된 기록을 추적하던 민우는 화면에 떠오른 자신의 이름과 마주했습니다.
한서윤. 응답 종료.
한민우. 응답 대기.
남은 시간은 단 27초.
대답하지 않으면 누나의 기록이 사라지고, 대답하는 순간 자신도 기록의 일부가 됩니다.
라엘은 경고했습니다.
“대답하는 순간 등록됩니다.”
하지만 민우는 결국 한 문장을 입력합니다.
듣고 있어.
그 순간 민우는 관찰자에서 수신자로 재분류됩니다.
주민 인증, 의료, 교통, 결제. 세상의 모든 시스템이 더 이상 한민우를 확인하지 못하기 시작합니다.
누나의 기록을 붙잡은 대가로 민우는 기록 밖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침묵 또한 응답으로 기록됩니다.
12화 예고〈침묵의 대가〉
민우가 입을 다무는 순간,
누나의 기록은 다시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응답 부재. 보존 근거 소멸.
명령해도 멈추지 않는 삭제.
ERAS는 누나의 기록을 지우는 존재일까요.
아니면 자신도 규칙에 갇힌 채, 사라지는 말을 붙잡고 있는 것일까요.
민우는 누나의 기록을 지키기 위해 다시 응답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답할수록 수신자 연결은 더 깊어집니다.
그리고 삭제 요청의 시작점을 추적한 민우 앞에 예상하지 못한 이름이 나타납니다.
최초 요청자 — 한서윤
누나는 왜 자신의 기록을 지워 달라고 요청했을까요.
삭제된 0.3초. 서로 다른 장소로 흩어진 기록. 그리고 민우만 알아볼 수 있는 누나의 흔적.
누나가 남긴 것은 답이 아니었습니다.
추적자를 고르는 시험이었습니다.
《야곱루프》 12화 〈침묵의 대가〉 곧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