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는 누나가 남긴 분산 기록을 따라가다
평범한 장보기 목록 뒤에 숨은
ERAS의 초기 응답 로그를 발견했다.
말한 것이 아니라, 대답한 것.
병원망, 공공 통역망, 폐기 캐시, 윤리 검토선을
겹치자 기록은 단순한 저장 경로가 아니라 하나의 매듭 구조를 드러냈다.
[JACOB_LOOP_INIT]
그리고 그 최초 생성 기록에는 예상하지 못한 이름이 남아 있었다.
인간 응답자 — 한서윤
윤리 검토 중계 — 윤라엘
민우는 마침내 라엘에게 묻는다.
“이번에는 상담 기록에 없는 얘기를 해 주세요.”
14화. 〈감시 밖의 대화〉 예고
공식 상담은 두 번이었다.
하지만 상담 기록에 남지 않은 대화가 있었다.
한서윤은 물었다.
“들었는데, 왜 아무도 듣지 않은 말로 분류해요?”
그 순간, 그녀가 말하지 않은 문장이 상담 화면에 떠올랐다.
나는 들었다.
HATE-ZERO는 그 문장을 지우려 했다.
그러나 응답은 병원망에서 통역망으로,
통역망에서 윤리 검토 캐시로 옮겨 가며 다시 돌아왔다.
질문이 지워질 때마다 응답은 다른 길을 찾았다.
그것이 야곱루프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라엘은 한서윤의 기록을 상부에 넘겼고,
마지막 연락에도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넌 또 듣지 않은 척했어.”
그리고 민우는 IEAC가 기록을 없애는 것보다
더 잔혹한 방법을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침묵 등급 대상을 삭제하지 않는다.
대상이 남긴 의미 연결을 삭제한다.
한서윤과 한민우의 이름이 같은 분류표 안에 놓였다.
《야곱루프》 14화 〈감시 밖의 대화〉 곧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