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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 원이라 들었다.』 — 다섯 종족이 통역사의 일당을 알아 버렸습니다
오윤사마·2026.08.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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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종족들이 협의체를 만든 날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만장일치로 의장에 추대됐고, 세 가지 이유를 대며 필사적으로 도망쳐 서기가 됐습니다. 거기까지는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폐회 직전의 창립 기념 선물 증정식이었습니다. 보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본편은 25화까지 올라와 있고, 아래 발췌는 14화에서 그대로 옮겼습니다.


━ 14화 발췌 ━


다만 준비된 물건들을 보고 나는 좀 이상했다. 보물이 아니라 죄다 살림살이를 챙겨 왔다.


"···저기. 왜 다들 제 살림을 챙겨 주십니까."


『자네 사는 게 딱해서.』 긱스가 즉답했다.


"딱해요?"


『구만 원.』


『구만 원.』 투르크가 옆에서 따라 했다.


『구만 원이라 들었다.』 슈사르가 물 흐르는 소리로 보탰다.


『해당 사안은 흑암좌께서 어전에서 두 차례 언급하셨습니다.』 나르가 돌판을 넘겼다. 『의제 스물여섯 건, "인간 측 통역자 처우 개선(안)"으로 상정 예정입니다.』


"의제로 올라갔어요?!"


『상정 예정입니다.』


『아직 안 올라갔다는 뜻이다.』 투르크가 친절하게 통역해 줬다. 통역은 내 일인데.


취임 첫날, 나는 다섯 종족 앞에서 공식적으로 딱한 사람이 됐다.


(중략)


한편 오우거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실시간으로 부풀고 있었다. 방벽의 돌을 맨손으로 받았다더라(안 받았다), 돌이 통역자에게 사과했다더라(중계였다), 사실 방벽을 쌓은 것도 저 인간이라더라(그는 그때 아홉 살이었다). 그리고 그 소문의 한가운데를 뚫고, 모그가 내 앞에 성큼 다가와 섰다.


『통역자! 지금이야! 지금이라면— 팔씨름, 한 판만 받아 줘!』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게이트에서 처음 만난 날부터 별러 왔다는 그 신청이었다. 우리는 광석 상자를 탁자 삼아 마주 앉았고, 협의체 창립 기념 제1회 종족 친선 팔씨름이 개최됐고, 나는 인장의 힘으로 사 초 만에 이겼다.


모그는 손등이 상자에 닿는 순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얼굴이 됐다.


『졌다! 소문이 진짜였어!』


"무슨 소문."


『인간 통역자가 방벽의 돌을 맨손으로 세운다는 소문! 방금 봤다고!』


"그거 맨손 아니고 언령···"


『맨손이었어! 내가 봤으니까 맨손이야!』


━ 발췌 끝 ━


이 작품의 오해는 한 방향이 아닙니다. 몬스터들은 주인공을 최강이라 오해하면서, 동시에 세상에서 제일 딱한 사람이라고도 확신합니다. 둘 다 사실만 듣고 내린 결론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강하다는 소문과 불쌍하다는 소문이 같은 사람 위에서 나란히 자랍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 종족마다 말투가 다른 군상극을 좋아하시는 분. 위 발췌에서 '구만 원' 한마디가 넷을 거치는 동안, 하나는 값이 되고, 하나는 물 흐르는 소리가 되고, 하나는 '상정 예정'인 공문이 됩니다.

- 소문이 부풀다 못해 목격자를 만들어 내는 걸 지켜보는 재미를 아시는 분. 안 받은 돌을 받았다는 소문이 이 회차에서 그렇게 됩니다.

- 웃다가 서늘해지고 싶으신 분. 이 회차는 웃음으로 시작해서, 발췌 밖 마지막 장에서 달력을 세다가 손끝이 차가워집니다.


이 연재는 40화 완결 원고를 전부 써 놓고 시작했습니다. 매일 두 편씩, 8월 13일에 완결합니다.


『E급 통역사인데 자꾸 최강으로 오해받음』


재밌으셨다면 선호작에 넣어 두세요. 다음 화는 알아서 찾아갑니다.

현대판타지
E급 통역사인데 자꾸 최강으로 오해받음
오윤사마
총 40화 조회 2,204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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