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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을 싸운 이유가, 아내 한 사람이었습니다 〈절대무신, 그녀를 다시 찾아 가다〉
유니크리·2026.08.0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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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절대무신, 그녀를 다시 찾아 가다〉를 쓰고 있는 작가입니다.


2020년의 평범한 회사원이 눈을 떠보니 조선, 열두 살 아이의 몸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한 여자를 만나 함께 자라고, 부부가 되고, 임진왜란에 그 사람을 잃습니다.

쌀을 구하러 나가 있던 사이였습니다.


생을 포기하고 죽어가던 그 앞에 신이 나타나 거래를 겁니다.

마계를 정리해주면, 그 사람을 다시 만날 길을 열어주겠다고. 그 길이 천 년이었습니다.

일곱 마성을 하나씩 무너뜨리고, 부하 다섯을 하나씩 얻고, 마침내 마왕의 목을 치기까지 천 년.

그가 절대무신(絶對武神)이라 불리게 된 것은 그 끝에서였습니다.


그 천 년 동안 그가 붙잡고 있던 것은 이름 두 자뿐이었습니다.

얼굴은 해가 갈수록 흐려졌고, 목소리는 그보다 빨리 흐려졌으니까요.

부르는 사람은 있는데, 받을 사람이 없었습니다.


■ 그래서 이 이야기가 다릅니다


하나. 주인공은 이미 최강입니다. 더 강해질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긴장은 "이길 수 있을까"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가 유일하게 못 하는 것이 시간을 되돌리는 일입니다.

이 작품은 그 한 가지만 붙잡고 갑니다.


둘. 환생한 그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기억은 사건이 아니라 감각으로 돌아옵니다.

탕약 냄새, 물레방아 도는 소리, 등에 업혀 보던 밤하늘, 빨래가 물살에 감기는 모양.

그가 아무 말도 못 하는 채로 옆에 서 있고, 그녀는 이유도 모르고 자꾸 눈물이 납니다.

이 조각들이 언제 다 맞춰지는가가 이 이야기의 가장 긴 호흡입니다.


셋. 마왕을 쓰러뜨린 날, 부하 다섯이 주군에게 들은 말은 "수고했다"가 아니었습니다.

"전쟁은 끝났다. 너희는 이제 인간이 된다. 인간으로서 어떤 삶을 살지는 각자 정해라."

천 년을 싸움만 하며 살아온 자들이 처음 마주한 물음이었습니다.

누구는 얼어붙은 우물을 녹이다가, 누구는 씨앗 한 톨이 싹트는 걸 들여다보다가 답을 만납니다.

같은 날 같은 흙에 묻은 씨앗도 싹 트는 때는 저마다 다릅니다.

늦게 올라오는 건 게을러서가 아니라, 뿌리를 더 깊이 뻗고 있어서입니다.


■ 그리고 이 사람들이 재밌습니다.


마족 출신 대마법사 첫째는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데 말을 너무 곧게 해서 자꾸 등짝을 얻어맞습니다.

악의가 아니라 마족식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튀어나오는 겁니다.


드워프 출신 둘째는 무기 만들던 손으로 밭을 갑니다.

취하면 떼돈 벌 궁리를 하고, 진심이라고 우기다 잔을 엎습니다.


셋째는 무공밖에 모릅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이 근육이 어느 초식에 쓰이는지를 따집니다.

농담을 못 알아듣는데, 그래서 그가 던지는 말이 제일 웃깁니다.


넷째는 말수가 적고, 다섯째는 정령들이 자꾸 따라다니는데 정작 본인만 그걸 모릅니다.


여기에 뒤에서 합류하는 자칭 대단하신 분이 한 명 더 있습니다.

얻어맞아도 흠집 하나 안 나는 맷집으로 허풍을 늘어놓다 보기 좋게 빗나가고, 그러고도 제 궤변으로 수습하고 오히려 우쭐해집니다.

정체는 본인도 모릅니다. 그게 이 이야기의 가장 긴 떡밥입니다.


■ 앞으로 이런 이야기를 씁니다 마왕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는 다시 마계로 갑니다. 이번엔 사십 년입니다. 그 사십 년이 이쪽에서는 사 년이고,

그 사 년 동안 그녀는 열넷에서 열여덟이 됩니다.

그는 그 계절들을 하나도 보지 못합니다. 남은 이들은 주군 없는 땅을 지킵니다.

열세 살짜리 아이들을 모아 무공을 가르치고, 없는 심법을 새로 만들어내고, 바닷물을 끌어와 소금을 얻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그가 마지막으로 차리는 것이 무엇인지가 이 작품의 진짜 결말입니다.

천 년을 죽였고, 사십 년을 보냈고, 그다음에 살립니다.

절대무신이 도달하는 곳이 왜 하필 그곳인지, 그게 억지가 아니라 사십 년에 걸친 준비였다는 것을 끝까지 읽으시면 아실 겁니다.


■ 마지막으로 하나 그는 마계에서 노래를 하나 지었습니다. 『반망록』


그녀가 흥얼거리던 곡조를 붙잡으려 할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서, 결국 제 것을 하나 만들어 천 년을 혼자 불렀습니다.


너를 잊을 수가 없어

자꾸 니가 보여

니 이름만 부르네

밤새도록 부르네


이 노래는 설정으로 지어낸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을 쓰는 제가 실제로 만든 곡이고, 음원도 있습니다.

주인공이 천 년 동안 흥얼거린 그 노래를, 독자님도 언젠가 들으실 수 있게 할 생각입니다.


싸움은 화끈하게 씁니다.

다만 돌아온 자리의 밥상과 저녁 회합도 같은 무게로 씁니다.

강한 주인공이 좋으신 분, 그런데 그 힘이 결국 무엇을 향하는지가 더 궁금하신 분이라면 한번 들러주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판타지, 무협
절대무신, 그녀를 다시 찾아 가다
유니크리
총 42화 조회 735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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