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학과 석사 수료 3년 차입니다.
통장에 23만 원이 있고, 월세는 이틀 뒤에 나갑니다.
면접 본 종묘회사는 세전 백사십을 부릅니다.
선배 말로는 "많이 주네"랍니다.
그래서 늘 하던 대로 게임에 들어가서 이끼를 캤습니다.
4년 동안 그걸로 월 20만 원쯤 벌었거든요.
그런데 캐는 족족 최상급이 뜨더니, 캔 자리에 이끼가 다시 돋았습니다.
240개를 거래소에 올렸고, 40초 만에 한 사람이 전부 사 갔습니다.
288만 원. 그리고 그 사람한테서 쪽지가 왔습니다.
"더 있으면 전부 사겠습니다. 그 이끼, 어디서 캐셨습니까?"
저는 답장을 안 했습니다.
장소를 물었지만, 답이 장소가 아니라는 걸 알았거든요.
── 그날 밤, 남은 물을 방바닥에 솟은 덩굴에 부었습니다.
그리고 3초 만에 두 배로 자랐습니다.
세계수에 물 한 번 줬다가 지구의 정원사로 등록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회귀·빙의·환생 없고, 레벨업도 없습니다.
대신 월세가 해결됩니다.
SF 공모전 참가작 / 현재 7화 / 매일 16시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