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을 살았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천하제일이 되었다.
죽기 직전까지 남은 건 미완성 무공 하나뿐이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열일곱 살. 삼류 무관에서도 쫓겨날 처지인 낙오자의 몸이었다.
그런데 날짜를 확인하고 더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됐다.
내가 태어나기 12년 전이라고?
과거로 돌아왔는데, 이 시대에는 아직 ‘백무진’이라는 사람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상했다.
몸속에서 정확히 일곱 번씩 반복되는 정체불명의 맥동. 무림의 어떤 금속과도 다른 흔적. 그리고 밤하늘을 일정한 속도로 가로지르는 ‘별’.
아흔일곱 해 동안 무림을 떠돌았지만 이런 건 본 적이 없다.
대체 내가 알던 무림은 무엇이었을까.
천하제일이었던 노인의 두 번째 삶. 이번에는 강해지는 것만으로 끝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