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항해 끝에 도착한 변방 행성, 지구.
이태민에게 지구는 앞으로 살아갈 집이었고,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권리를 사들인 자신의 영지였다.
문제는 하나였다.
“내 땅에 사람이 사는데?”
그것도 80억이나.
허공을 가르는 열두 자루의 검을 본 사람들이 그에게 이름을 붙였다.
‘지존검사.’
하지만 지구인들은 한 가지를 착각하고 있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지구의 멸망도, 인류의 항복도 아니었다.
애초에 그에게 지구인과 전쟁을 벌일 이유 따위는 없었다.
천 년을 날아와 겨우 도착한 자신의 땅에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살고 있었을 뿐이다.
쫓아낼 필요도 없다. 복종을 요구할 이유도 없다.
망가지면 고치고, 재난이 닥치면 막아주고, 필요한 것은 하나씩 손에 넣으면 된다.
어차피 이 행성은—
“내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