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월드컵.
아무도 안 받는 똥짐을 15만에서 18만으로 올려 받고 국도를 달리던 화물차 기사.
조수석 시트 틈에 테두리가 그을린 수첩이 끼어 있었습니다.
펼치자 담배가 입에서 떨어졌습니다.
내 글씨였습니다.
[2026년 6월 30일. 남양주.]
[36년을 굴러온 이 화물차 문을 청테이프로 막았다. 이것이 내 마지막 기록이다.]
차 문 모서리에는 청테이프를 뜯어낸 자국이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두 번째 페이지.
[06.18. 14:59:40. 국도 39호선 진입 금지. 갓길 대기.]
[15:00:00 커브 구간 덤프 전복.]
손목시계는 2시 45분이었습니다. 지금 달리는 길이 39호선이었습니다.
공터에 차를 처박고 기다렸습니다.
3시 정각, 200미터 앞 커브에서 덤프가 옆으로 누웠습니다.
수첩에는 주식도 부동산도 없습니다.
파업, 번호판 제도, 기름값. 24년 치 배차와 단가와 사고뿐입니다.
이 나라 화물차가 45만 대인데, 그 단가를 24년 치 미리 아는 사람은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유서 첫 장에 적힌 이름 하나.
옴팡 사장, 박진우.
57화까지, 매일 연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