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7층 복도.
보호자 의자에 남자가 하나 앉아 있습니다.
등받이에 등을 안 붙이고,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린 채.
무릎에 올린 왼손에 손가락이 넷입니다.
712호의 딸은 2개월째 일어나지 않습니다.
딸이 복서가 되겠다고 낸 신청서, 그 이름 위에 누군가 번호를 적었습니다.
[019]
같은 날 오후.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에 생수를 여섯 팩이나 시켜?"
계단참 벽에 이마를 붙이고 숨이 돌아오기까지 열두 번.
"전생에 낙타였냐."
김태산. 이 동네에서 택배를 돈 지 이십 년.
동네 사람들은 그가 배송 문자에 꼭 이름을 적어 보내는 기사라는 것만 압니다.
이십 년 전 그가 뭐라고 불렸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 딸내미 건드린 것들, 분리수거하러 가는 거요."
죽이지는 않습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종류별로 분리해서 내놓을 뿐입니다.
32화까지, 매일 연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