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지하주차장.
자율주행 차량 한 대가 출구를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운전자는 운전석에 기대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차량이 출구에 가까워지자 화면을 내려놓았다.
“어?”
속도가 조금 빨랐다.
[자동주행 정상]
계기판에는 그렇게 표시되고 있었다.
그런데 차량은 감속하지 않았다.
운전자가 몸을 일으켰다.
“이상한데?”
브레이크를 밟았다.
반응이 없었다.
핸들을 잡았다.
그 순간 차량이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뭐야! 왜 이래."
*
이도훈은 건물 밖으로 나왔다.
손에 들고 있던 자료를 구겼다.
"이런 게 무슨 소용인가. AI 평가 앞에서는 아무 쓸모도 없는 건데."
그는 차도를 건넜다.
재인은 맞은편에서 그를 발견했다.
이도훈.
서부 제12복합시설 구조안전진단 책임기술자.
2236년 장현철의 연구실에서 봤던 얼굴이었다.
그리고 주차장 출구.
차량 한 대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었다.
이상했다.
속도가 줄지 않았다.
앞바퀴가 이도훈 쪽으로 꺾였다.
운전자는 양손으로 핸들을 잡고 있었다.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재인의 머릿속에서 결과가 먼저 그려졌다.
차량의 속도와 진입 각도.
이도훈의 걷는 속도라면 둘은 곧 충돌한다.
재인이 뛰었다.
“이도훈 씨!”
이도훈이 고개를 들었다.
재인이 그의 팔을 잡아 힘껏 끌어당겼다.
차량이 바로 앞을 스쳐 지나갔다.
끼익!
몇 미터를 더 간 뒤에야 차가 멈췄다.
운전자가 문을 열고 뛰어나왔다.
“괜찮으세요?”
얼굴이 새하얬다.
“갑자기 차가 말을 안 들었습니다. 감속도 안 되고, 방향도 제멋대로 틀어지고······.”
이도훈은 숨을 몰아쉬며 차량을 바라봤다.
그러다 재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알았습니까?”
재인도 잠시 대답하지 못했다.
그냥 보였다.
남상진의 감각.
재인에게 남아 있는 선행감각이었다.
“위험해 보였습니다.”
이도훈은 한동안 그를 바라봤다.
“그런데 제 이름은 어떻게 아십니까?”
재인이 말했다.
“서부 제12복합시설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오늘 저녁 8:30분에 12화가 업로드 됩니다.
흐리고 비가 내린다네요.
오늘도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