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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펑크/상태창] 수백 마리 한복판에, 나만 보이는 불이 깔린다
K서도·2026.10.1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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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위에서 나를 부르는 말은 일일팔이었다. 선발원에서 받은 번호 뒷자리를 떼어 그렇게 불렀고, 그게 전부였다.

열다섯까지 열리지 않았다. 열리지 않은 아이는 빚이 되고, 빚은 화물차에 실려 전방 초소로 간다.

열여덟 살, 성벽 밖 폐허에서 그것이 열렸다.

눈앞에 숫자가 떠올랐다. 몸에 남은 힘이, 쇠에 걸린 압력이, 내 안에서 도는 불의 눈금이.

숫자로 뜨지 않아도 아는 것이 하나 있었다.

기어스는 마흔에 멈춘다. 나는 열여덟에 열렸다.

스물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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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와 황동으로 괴수의 시대를 버티는 제국. 몸 안에 동력로를 품고 깨어난 자는 기어스가 되어 제국의 방벽이 되고, 기어스를 대대로 길러 내는 가문은 태엽귀족이라 불린다.

번호로 불리던 초소병 하나가 지도에서 지워진 아이언 성채 지하에 갇혀 1년을 버틴다.

천장 너머에서 다가왔다 물러가는 무언가를 세고, 누군가 남기고 간 낡은 필사본을 읽고, 3초에서 시작한 무언가를 20초까지 늘린다.

그리고 걸어 나왔을 때, 크레인 성채의 명부에 그의 번호는 전사로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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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름 하나와 항구 상회의 계약서 한 장. 안내인이라는 자리로, 그는 자기를 버린 성벽에 다시 선다.

벽이 무너지고, 벌판의 고철쥐 수천이 한 줄로 몰려온다. 그 무리를 움직이는 것은 단 하나. 겉으로는 똑같이 생긴 수백 사이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그 하나뿐이다.

길불이 깔린다. 가야 할 자리에, 밟기도 전에 먼저.

허락된 시간은 스무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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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께 권합니다

  • 수치를 쪼개 쓰는 계산형 전투를 좋아하시는 분 점화 20%, 감응 1.2%, 그리고 20초. 숫자 하나가 싸움을 가릅니다.

  • 압력과 배기, 실린더와 기송관까지 굴러가는 스팀펑크 세계를 원하시는 분

  • 혼자 세지 않고, 옆 사람과 같이 버티는 전쟁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

  • 강해지는 것보다, 이름을 남기려는 이야기에 끌리시는 분

남은 건 스물두 해다. 걷기 시작하면 된다.

#스팀펑크 #상태창 #시한부 #하드보일드 #이능 #계산형주인공 #성장물 #전쟁물

퓨전, SF
기어스 스팀
K서도
총 37화 조회 116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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