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을 잃은 다음 날, 임준형은 장례식장 구석에 서 있었습니다. 울지도 못한 채로요.
조문객이 빠져나간 새벽 2시, 그는 천장 모서리를 올려다봅니다. 털 없는 원숭이 같은 것들이 거꾸로 붙어 있고, 그중 하나가 졸고 있던 희선의 어머니 등 뒤로 내려앉습니다. 그것이 목덜미를 핥을 때마다 어머니의 울음이 조금씩 커집니다. 준형은 달려가 손을 휘두르지만 아무것도 닿지 않고, 남들 눈에 보이는 건 허공에 팔을 젓는 딸의 남자친구뿐입니다.
2화 〈초상집〉에는 준형 곁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무릎이 아파도 올라오겠다는 예천의 할머니 강순례, 말없이 팔을 꽉 잡았다 놓고 육개장을 떠다 주는 동료 이수아, 그리고 어깨 위 얼룩이 볼 때마다 커져 있는 최만석 팀장. 그 사이에 준형만 보는 것들이 섞여 있습니다.
악마가 보이기 시작했지만 아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직장인의 이야기입니다. 현대 판타지 액션, 문피아 일반연재 중입니다.
https://www.munpia.com/novel/detail/587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