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작품홍보

작품홍보
“3초.” — 동네 큰손이 낸 시험, 열세 살은 가계부에서 가짜 글씨를 찾았다
반지하창문·2026.10.20 08:13
21
0

“3초.”


언덕 위 빨간 벽돌집. 동네에서 돈이 제일 많다는 박 여사가 가계부를 펼쳐 세웁니다.

정말로 셋을 세고, 탁 덮습니다.


“한 번 보면 안 잊는다며. 읊어 봐.”


도현이 31줄 가운데 10줄쯤 읊었을 때 박 여사가 손을 듭니다.


“됐다. 외우는 건 앵무새도 한다. 그다음.”


시험은 지금부터입니다.


“관리비가 두 번 나갔어요. 5일에 3만 5,000, 7일에 3만 5,000.”

“칠일 건 내가 안 적었다.”

“글씨가 달랐어요. 칠 자를 꺾어 쓰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박 여사는 그 줄을 손톱으로 한 번 긋습니다.

그리고 탁자 밑에서 봉투 두 개를 꺼냅니다.


“이건 앵무새가 못 하는 거다.”


첫 번째 봉투, 삼진상사 주식 3억 6,000만 원어치. 지점장은 더 사라고 합니다.

두 번째 봉투, 새빛 회관 건립 기금 약정서. 아직 도장은 찍히지 않았습니다.


도현은 그 서류를 압니다.

지난 삶, 금융감독원 조사역으로 한 종교 재벌의 돈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 맨 아래 이 서류가 있었습니다. 그 돈으로 그들은 처음 건물을 가졌습니다.

사본은 복사기 앞에서 봤습니다. 원본을, 도장 찍히기 전에 보는 건 처음입니다.


도현은 날짜를 말하지 않습니다. 사업보고서를 달라고 합니다.

아무도 펼친 적 없어 책장이 붙어 있는 보고서.


매출 40% 증가.

그런데 금고에 들어온 현금은 줄었습니다.

받을 돈 명세에 거래처 셋. 대성유통, 대성상사, 대성물산. 주소가 같고, 전화번호 끝자리만 다릅니다.


“여사님. 이 회사, 많이 팔았다는데 들어온 돈은 줄었어요.”


20년 동안 세를 받아 온 사람에게 긴 설명은 필요 없습니다.

월세를 두 달에서 다섯 달로 미루는 세입자가 무슨 뜻인지, 박 여사는 압니다.


“그래서. 다 팔라는 거냐.”

“반만 파세요.”


그때 전화가 울립니다. 백 선생입니다.

안부를 묻고, 날씨를 묻고, 손녀 학원을 묻습니다. 약정서는 한 번도 재촉하지 않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박 여사는 약정서를 봉투가 아니라 서랍에 넣고 잠급니다.

그리고 다시 전화기를 듭니다.


“남 지점장 바꿔 주세요. 삼진, 반 팔아요. ……왜냐고요? 내가 팔고 싶어서요.”


다음 날 삼진상사는 상한가.

지점장이 객장 한가운데서 열세 살을 찾아옵니다.


“그 차이가 여사님한테 손해다. 그건 누가 책임지냐.”


도현은 전광판의 매도 잔량을 봅니다. 오르는 날에 파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이 회사 사정을 제일 잘 아는 누군가가.


“그럼 하나만 확인해 주세요. 이 회사 대주주가 요즘 자기 주식을 사는지 파는지요.”


[이 작품의 재미]


- 주인공은 예언으로 이기지 않습니다. 장부를 펼쳐 이유를 보여 주고, 결정은 돈 주인이 합니다.

- 상대는 큰소리치는 악당만이 아닙니다. 재촉하지 않는 사람, 다시 사도 늦지 않다는 사람이 더 비쌉니다.

- 할머니의 손녀, 은퇴한 지점장, 객장 안내 아르바이트. 한 사람씩 편이 늘어납니다.

- 곗돈 300만 원에서 실명제, 외환위기, 닷컴, 리먼을 지나 재벌이 되기까지.


[연재 정보]


- 무료 연재입니다. 1화부터 바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선호작을 눌러 두시면 다음 화를 내 서재에서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재미있으셨다면 좋아요도 한 번 부탁드립니다.


검색창에 ‘금감원 에이스’를 넣으시면 나옵니다.

이 장면은 5화 「들어온 돈은 줄었어요」입니다.


현대판타지, 드라마
회귀한 금감원 에이스가 엄마 곗돈 300만원으로 재벌됨
반지하창문
총 8화 조회 161 2026.10.1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