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였다. 지금은 집세가 석 달 밀린 로판 작가다.
조직의 맨 위에서 승인서 한 장으로 사람을 지우던 남자, 서리겸.
3년 전 겨울, 거짓 정보에 속은 단 한 번의 작전으로 팀원을 모두 잃고 ‘팀을 판 배신자’가 됐다.
변명은 하지 않았다. 증명할 수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지금 그는 흥신소 건물 옥탑방에 숨어
조회수 바닥인 로판 《폭군 공작님은 오늘도 나만 사랑해》를 쓴다.
필명은 ‘달콤한첫사랑’. 독자들은 작가를 여자로 안다.
담당 PD는 오늘도 말한다. “작가님, 남주가 질투한다고 상대를 죽이면 안 돼요.”
집세 대신 떠맡은 불륜 조사 하나.
남편은 매주 목요일, 정확히 340만 원을 뽑는다.
그를 몰래 찍던 남자가 떨어뜨린 일정표의 마지막 칸.
월요일 — 처리.
아무도 모른다던 은신처로, 누군가 그를 콕 집어 의뢰를 보냈다.
3년 전 그 밤의 승인 코드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죽이는 법은 안다.
이번엔 확인하는 법을 배울 차례다.
세계 최강 킬러의 누명 벗기기, 그리고 목요일 자정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