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도둑이 된 날
나는 학교에서 가장 무서운 놈의 휴대폰을 훔쳤다.
정확히는 훔칠 생각이 없었다.
그저 내 것을 되찾으려 했을 뿐이었다.
문제는 그 사실을 놈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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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웅. 우우웅.
침대 위에 놓인 휴대폰이 진동했다.
화면에 낯선 이름이 떠 있었다.
[킹병신]
"······뭐야?"
나는 눈을 찌푸렸다.
내 휴대폰에 이런 이름을 저장한 기억은 없었다.
애초에 누군가를 이런 이름으로 저장할 성격도 아니었다.
'설마······.'
기종도, 색상도 같아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
―야, 이 씨X 새끼야!
익숙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김민성.
우리 반에서 가장 무서운 놈이었다.
―너 지금 어디야?
"지, 집인데······."
―집? 이 개XX가 진짜 돌았나. 내 폰 들고 집까지 튀었어?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바뀐 거였어.'
오늘 학교에서 김민성은 내 휴대폰을 빼앗았다.
어머니가 사 주신 휴대폰이었다.
난 내 뺏긴 휴대폰을 되찾기 위해 아무도 없을 때 김민성 자리에 놓여있는 휴대폰을 챙겼다.
당연히 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하필 김민성 거를······.'
―야, 듣고 있냐?
"미안.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닥치고 내일 아침에 가져와. 안 가져오면 진짜 뒤질 줄 알아.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내일 아침.
학교 정문을 지나 교실에 들어가면 김민성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전에 녀석에게 맞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배를 움켜쥔 채 책상 아래로 주저앉았던 순간.
주변에서 웃던 아이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나.
'······망했다.'
그때였다.
띠링!
난데없는 소리와 함께 눈앞에 푸른빛 문장이 떠올랐다.
[적대자에게서 물건을 훔쳤습니다.]
[직업 '좀도둑'으로 각성합니다.]
[고유 능력 '강탈'이 개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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