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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머슬업·2023.10.0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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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타노스는 말했습니다.
“지식의 저주에 걸린 건 너뿐만이 아니라고.”
서로 연관은 없지만, 문득 인간의 욕망중에 지적허영심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과학고에 대한 경험과 그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문피아 내에서 얼마나 될진 모르지만 소수일겁니다.(이것이 지식의 저주)
하지만 대다수 고등학교를 다녀봤고, 그렇지 않으면 중학교, 초등학교는 다녀봤을 겁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수준 여부를 떠나 우리는 비슷한 경험을 해봤을 겁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주목을 받고, 공부를 못하거나 가난한 학생은 꼽을 당했을 겁니다.
이때 우리는 은연중에 환호와 부러움이란 감정을 느꼈죠.
그렇다고 그때로 돌아가서 다시 공부를 하는 건 아마 군대 다음으로 싫은 기억일 겁니다. 회귀를 한다면 놀면서 공부 성적이 좋고 싶지, 빡시게 공부하고 싶지는 않을테니까요. 왜냐하면 그렇게 빡시게 공부한다고해서 인생 역전을 할 순 있어도 행복까진 보장을 못하는 거 아닙니까?
이 작품의 주인공인 만덕이처럼 대학원까지 나왔으나 현실은 노가다 김씨...
네 그렇습니다.
사회가 잘못된 겁니다. 물론 만덕이는 이 상황을 자초한 게 본인의 탓이라고 자책합니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세컨드 찬스를 보면서 공부만하는 게 재밌을까 싶었는데...
재밌네요?
우선 너무 신선합니다. 남성향에선 주먹으로 싸우든, 몽둥이로 싸우든 치고박는 맛이 잘 살아야하는데 뛰어난 두뇌전과 상황별 대처능력이 재밌습니다.
과거에는 머리와 독기만 믿고 싸웠다면, 이번생엔 경험과 머리로 사교육에 맞서고 있습니다.
묘하게 언더독 포지션을 취하고 있으며, 어쩌면 현실 판타지인 과학고에서 살아남는 법을 보는 게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이게 공고나 상고일때도 같은 재미를 줄까?란 생각을 해보았지만, 이건 과학고나 민사고 같은 특별고에 해당되서 재밌는 거 같습니다.
공고나 상고는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으나, 특별고는 입구부터 좁고, 우리 중학교 전교 1등이 과학고에서는 꼴등이 되는 신비한 곳 아니겠습니까? 얼마전에 영재출신의 꼬맹이가 과학고에서 자퇴하면서 그 안에서의 시기, 질투, 경쟁이 엄청나구나 싶었죠. 그런 정글같고 지옥같은 곳에서 만덕이는 이름값을 하듯 숫자에 매우 강합니다. 수학 천재. 미래의 펄즈상 후보로 칭송 받으며 단번에 에이스로 급부상하죠. 여기서 묘한 몰입과 쾌감이 느껴졌습니다. 공식이니 뭐니 갓직히 모르지만, 제대로 배운 적 없는 사람이 제대로 배운 사람의 뒤통수를 후릴 때 쾌감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굿월 헌팅, 오펜하이머 등 힘숨찐이 힘쎔으로 바뀔 때 주는 반전의 묘미를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작품이 암투와 경쟁으로 얼룩진 피카레스크라면 금방 지칠법도 한데, 주인공이 명확히 이 과학고에서 명확히 살아남을 수 있는 압도적인 능력은 바로 ‘인성’입니다.
이미 1회차를 겪어보기도 했고, 그들보다 20년은 더 살아온 짬에서 나온 노하우. 흔히 천재라 불리는 자들은 불안전해서 괴짜가 많고, 이기적인 놈들이 많은데 주인공의 언행과 행동을 보면 애와 어른의 격차를 확실히 보여줍니다. 이게 이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고 톤앤매너였습니다.
물론 제목을 바꾼것도 신의 한수고요. 향후 웹툰으로 나온다면 학원물쪽에서는 신선하면서도 재밌는 부분이 시각적으로 잘 그려집니다. 그만큼 캐릭터 또한 재밌습니다. 문제지를 파는 캐릭터, 과학은 천재인데 수학은 고자인 남매, 당연히 나오는 전교1등 미녀 등등 아카데미 안에서는 결국 경쟁자지만, 이들을 구워삶아서 자신의 약점을 보강하여 배우는 천재가 될 김만덕의 활약이 앞으로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