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얼마 전에 추천글 써서 이제 한동안 절필해야지...했던 저인데요.
세상에 지구를 멸망시키러 왔단다를 쓰신 순두부님이 일상힐링물을 들고오셨지 않겠습니까? 이걸 안 찍어먹고 배깁니까?
전 못 버팁니다 ㅋ
근데.
작가님껜 죄송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처음에 작가님 소설인 줄 몰랐을 때는 제목 보고 걸렀어요;;;
아니... 초능력자 딸래미 데리구 편의점하면서 뭐 재밌는 내용이 나오겠어? 싶었다고요.
요즘 작가들 정말 성의없이 소재 고르네...했는데....크흡 ㅠㅠ
설마 이딴 소재로 내가 헤벨레 웃으면서 읽게 만드는 글빨의 소유자셨을 줄이야...
일상을 가장 자연스럽게 연기하면 대배우고
일상을 가장 재밌게 쓰면 대작가라더니
순두부님이 그 경지에 살짜쿵 오르셨지 않나 싶었습니다. 7시에 출근해야하는데 새벽 3시까지 봤다고요...ㅠㅠ
각설하고 줄거리 알려드립니다.
소개글에 나온 것처럼 뜬금없이 7쨜 딸이 생긴 미혼부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인데 잘생기지 않았고, 내용에 나온 묘사로는 팔다리가 짧고...;;
암튼 겉포장은 좀 거시기한데, 그래도 태권도 선출이라 싸움능력만은 엄지척인, 그런 주인공입니다.
여자한테 거하게 데여서 서울 생활 때려쳤고요.
허리 다친 아부지 편의점 물려받아 그 동네에서 유일하게 알바생들 주휴수당이랑 휴게시간, 식사 챙겨주는 점주님인데....(와, 이게 진짜 픽션같네. 실제로 이런 점주 있긴 해요? 우리동네 어떤 사장은 시급 7000원 주던데.)
어느 날 양다리 걸쳤던 전여친이 네 딸이라며 주인공과 판박이인 여자아이를 하루만 봐달라며 맡겨놓고는 영영 하늘나라로 가버립니다.
주인공은 느닷없이 생긴 딸에 라이트닝 쇼크 플러스 어색어색 열매를 먹어서 무지 삐걱댑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우리의 따님은 마음을 읽는 초능력자니까요.
초능력 탓에 듣지 말아야 할 너무 많은 나쁜 말을 들어버린 딸은 7살인데도 너무나도 조숙해졌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주인공이 딸을 키우는 게 아니라 딸이 주인공을 우쭈쭈 해주는 것 같아 피식피식 웃음이 납니다.
단순히 마음만 읽는 초능력만 있었다면 소설이 좀 고구마였을 텐데, 다행히도 우리 귀요미 딸에겐 염력도 있습니다. 그 능력으로 주인공이 겪을 뻔한 소소한 여러가지 위기를 무찔러 줍니다.
어떻게 보면 딸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주인공은 공부머리는 없지만 지혜는 있습니다.
딸의 앞날을 지극히 걱정하는 아빠이기에 딸의 능력에 휘둘리지도, 그 능력을 이용해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엔 주식, 코인으로 대박친다거나 하는 쉬운 사이다가 나오지 않습니다. 능력으로 인해 상처받았던 딸이 주인공에 의해 위로받고 우리는 그 모습에 미소짓게 되는, 소소한 힐링만이 있을 뿐입니다.
순두부님의 처녀작과 전작을 읽으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분이 조연 캐릭터들을 참으로 잘 조형하십니다.
왜 하필 이런 인간들을 측근으로 배치했나 싶게 눈쌀 찌푸려지는 밉상 캐릭터가 없고, 정말 어딘가에 이런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이 입체적으로 묘사합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친구도, 알바생들도, 친척들도, 꼬맹이들도 낯설지 않고 제 지인들인마냥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저야 처녀작 때 홀딱 반해서 그때부터 순두부님의 팬이 되었습니다만, 솔직히 그때만큼 사람 확 홀리는 소재는 아닙니다. 그래도 유료화 되기 전에 찍먹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능의 혀를 가졌다 작가님이 신작을 내신 동시에 순두부님도 신작 내주셔서 유료화 따라갈 삶의 낙이 두 개나 더 생겼습니다. 행복합니다. 제 통장은 불행하겠지만요 ㅠㅠ ...얼른 돈 많이 벌어서 맘에 드는 소설은 플랫폼별로 죄다 소장하는 게 제 꿈입니다. 좀 우스운 꿈일까요? 저는 정말 간절합니다. 노력이 짓밟히고 부서진 절 살게 하는 것은 가족과 재밌는 소설, 음악 뿐이니까요.ㅎㅎ;
여러분의 꿈은 무엇입니까? 로또나 주식, 코인으로 대박나고 싶은 것 말고 다른 꿈을 지닌 분이 있을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