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내가 국문학과를 다니던 시절.
나는 선배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 있었다.
‘문학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헛소리야.’
그 말에 내가 어떤 답을 내렸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속으로는 그 말이 옳다고 여기며, 문학이란 것은 한낱 유희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그 후 아주 오랫동안 그 대화를 잊고 있었다.
이 소설을 보기 전까지.
정조 대왕의 아들로 태어난 주인공은 본래 현대에 웹소설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조 대왕이 누구인가? 문체 반정을 일으킬 정도로 소설에 대해서 극렬하게 혐오하던 인간이었다. 그런 정조 대왕의 밑에서 주인공은 이중생활, 소설가와 왕자라는 두 모습으로 살아간다.
이야기 자체는 평범한 대체역사물로서 진행된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는 그 중심에 문학이 존재할 뿐이다.
소설이 정책에 반영되고, 또한 사람들의 여론을 만든다. 그리고 정조와 주인공은 그것을 이용하여서 나라를 발전시킨다.
나는 이 소설에서 문학 자체에 대한 작가의 고민, 소설이 세상을 바꾼다면 어떤 형태의 변화일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문학은 대단하지 않다. 대단한 것은 그것을 느끼는 독자와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야기 속에서 가치를 찾고, 그것을 이용하기도 하며, 자기 삶에 녹여낸다.
소설을 진지하게 보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역할이라면 이 작품 속에 녹아든 작가의 고민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도록 만들었다.
대체역사물이 아닌, 작가라는 존재 가치에 대한 메타적인 이야기로서도 이 작품은 충분한 즐거움을 줄 것이라 예상한다.
소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이제는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충분히 재미난 소설이라면 분명히 바꿀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