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유명한 작품이기에 내가 이 소설을 추천하는 것이 딱히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최근 가장 재밌게 보는 작품이기에 작품 추천을 올립니다.
이미 아실 분들은 다 아실 내용이기에 따로 줄거리 소개는 길게 하지 않겠습니다.
주인공은 현대에 살던 무역회사의 회사원이었고, 용왕(?)과의 계약을 통해서 제국주의가 판치던 19세기에서 아서 리 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계약의 조건은 세상의 역사를 크게 바꾸는 것. 그것을 이루기 위해 주인공은 이 사회의 변화를 이용하여 큰돈을 벌고자 합니다.
어린 나이에 조선으로 표류하기도 하고, 그 후 여러 정치적 상황을 역이용하며 자신의 입지를 다지며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검은 머리 미국 대원수부터 시작된 명원 작가의 날카롭고 풍자적인 문체는 이 작품의 맛을 더해주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작가가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작품의 정체성을 형성하는가입니다.
대부분의 대체역사물은 근대화라는 하나의 담론을 가지고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그 근대화의 뒤편에는 제국주의라는 암초가 숨어있습니다.
실제 역사에서 제국주의의 정신은 하나로 표현됩니다.
누가 더 근대화를 잘 해내었는가?
그 근대화를 누가 더 널리 퍼트렸는가?
그 근대화는 제국주의와 동일시되고 식민지에 대한 착취였습니다.
많은 작가는 그러한 근대화 담론에 있어서, 다소 유보적이거나 온건한 표현을 사용하지만, 명원 작가는 아주 노골적이고 확실하게 이러한 근대화 담론을 풍자해 냅니다.
근대화에 의한 부국강병이란 결국에, 비아에 대한 침략과 침략당한 자가 그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 역사가 반복된다는 의식 속에서 이 이야기는 대체 역사가 아닌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여태까지의 근대화 담론을 담은 대체역사물이 벨 에포크를 배경으로 하는 스팀펑크의 낙관적인 이야기와 같았다면, 이 작품은 암울하며, 냉소를 가득 담은 사이버펑크물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어두운 풍자는 우리에게 하여금, 대체역사물이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하나의 길을 제시해 줍니다. 다만 이 길은 굉장히 어려운 길이 될 테지만요.
이번에도 명원 작가는 자신의 이름이 허명이 아님을 명백히 보여주는 좋은 작품을 쓰셨기에 이러한 추천 글을 쓰게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