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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우리가 남이가? - 인맥빨로 탑 오르기
인생망했음·2025.10.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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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문피아에 웹소설 메타에 한 획을 그을 한 소설이 올라오게 됩니다. '하남자의 탑 공략법'. 이 소설 이후, 칼침 한 방 정돈 '거, 따끔하구만, 모기가 물었나'하며 침 바르고 넘어가는 미친 상남자 주인공 대신 '힝힝 ;ㅅ; 솔직히 칼은 좀 무서워...'하는 정상인 주인공들이 나타나고, 화살 팍팍 맞고 고통 내성 올리며 악귀처럼 탑을 오르는 대신 소환수 뽑기 딸깍하여 탑을 올라가는 작품들이 성행하게 됩니다. 바야흐로 대 '하남자'와 '탑딸깍물'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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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하남자의 탑 공략법' 이후 이에 영향을 받은 하남자like 작품들이 우후죽순 나타나게 되었는데, 그런 작품들은 아래 두 가지 특징 중 하나를 갖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성격이 '하남자'로 설정됐느냐, 아니면 남들이 피똥싸며 오르는 탑을 '딸깍'으로 가볍게 공략하느냐. 제가 오늘 소개드릴 작품, '백수가 미친 인맥을 각성함'의 경우엔 후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이 게임에서 호감도 100%를 찍은 NPC들이 현실로 나타나 주인공의 탑 등반을 전력으로 돕고 있으니 말이죠.
그렇다면 이 작품이 '하남자의 탑 공략법'의 아류작에 지나지 않느냐? 물론 그렇진 않습니다. 같은 재료를 썼어도 향신료가 달라지면 또다른 요리가 되는 법. 이 작품엔 여타 하남자like 작품엔 없는 핵심 향신료가 하나 있습니다. 그건 제목에 나와있다시피... 바로 '인맥'입니다.
본 작품에선 NPC들이 주인공의 소환수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대신 탑에 주어진 자신의 영역에서 주인공이 오길 기다립니다. 왜냐? 그들은 기본적으로 '이 탑이 있던 게임의 NPC'이며, '주인공이 먼저 아는 척을 하기 전까진 도와줄 수 없는' 제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기다리다 주인공이 온 순간, 그들은 '마 우리가 남이가' 정신으로 극진하게 주인공의 특혜를 봐주며 도움을 퍼주기 시작합니다. 튜토리얼에선 교관이 가혹한 훈련을 스킵하고 귀한 스킬을 주고, 숲에선 엘프가 나타나 멋대로 파티를 걸고 다 잡아주고, 여관주인은 돈을 안 받고, 권왕은 주인공삣삐를 기가차드식으로 훈련시켜주고... 그러곤 그들은 NPC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주인공과의 '인맥'을 자랑하며 과시하고, 다른 NPC들은 그걸 부러워하며 주인공이 자신이 있는 영역에 올 순간을 고대합니다. 조력자들이 소환수처럼 붙어 다니는 대신, 각자의 영역에서 힘을 보태주어 주인공이 '인맥빨' 덕을 톡톡히 보는 전개에서 비롯되는 재미가 일품이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에선 주인공의 성장 또한 도외시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얼레벌레 특전과 특혜에만 묻어가는 하남자가 아닌 노력파입니다. 그래서 NPC들이 없을 땐 열심히 스스로 수련하며 노력하고, NPC들이 떠먹여주려는 와중에도 때때로 노력으로 성장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합니다. 개인적으론 딸깍으로 탑 따잇하는 재미와 주인공이 노력하며 성장하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한번에 두 가지 맛, 도랑치고 가재 잡고, 꿩 먹고 알 먹고, 1+1, 패트와 매트, 섹시와 보이시였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품에서 '소시민적인 행복'이 잘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악명 높은 튜토리얼 교관이 주인공에게 뭐라도 선물해주고 싶은데 줄 게 없어 인심 좋은 시골 할아버지 마냥 키우던 상추를 따서 선물하는 부분. 주인공에게 커피를 선물받은 교관을 질투하던 엘프가 아리산 우롱차를 선물받고 헤벌레하는 부분. 입시미술을 준비하는 동생이 돈이 없어 싼 물감을 고르려는데 돈 많이 번 주인공이 과감하게 좋은 물감을 선물하며 동생이 주인공을 달리 보는 부분. 이러한 부분들이 이 작품의 재미 포인트인 동시에 차별화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 작품을 단순한 '탑딸깍물'이 아닌, 묘하게 사람 냄새 물씬나는 휴먼드라마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했고요. 주인공이 악역들 머리통 다 썰고 다니는 전개에 질려 소소한 힐링물 같은 분위기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분명 마음에 드실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 작품에도 단점은 없는 건 아닙니다. 탑이 나타나고 능력을 각성하는 진행이나, 소환수(NPC)들이 극진하게 충성 경쟁을 하는 진행이나, 대충 선물받은 물건이 사실 엄청 귀한 거라 경매를 붙이는 진행이나.... 역시 어디서 한 번쯤 본 듯한 기시감이 드는 건 사실이니까요. 그렇지만 그러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난 앞으로 뒤져도 탑딸깍물은 안 보겠다'하는 각오를 한 게 아니라면 분명 한 번쯤 읽을만한 매력이 이 작품엔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 소개를 다 하고나서 말씀드리는 거라 민망하긴 합니다만, 본 추천은 지인 추천임을 밝힙니다. 다만, 저는 지인 작품이라도 제 취향에 안 맞고 재미없는 작품은 딱히 추천하지 않는단 점. 그래서 죄송하게도... 본 작가님의 몇몇 작품들은 연중하실 때가 되도록 추천글을 쓰지 않았단 점... ㅠ 그렇기에 이 추천은 비교적 객관적인 관점에서 쓰였단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모쪼록 긴 추천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들 연휴가 끝나기 전에 뜨끈하게 웹소설 한 사발 말아드시면서 행복한 명절, 좋은 추석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