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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맛 좋고 시원시원한 환생성장물
양말곰돌이·2025.12.26 23:09
5,631
8

전생의 영웅이 환생해서, 말단 병사부터 공훈을 쌓아간다

판소 좀 읽으신 분들이라면 익숙한 플롯일 겁니다.

하지만 아는 맛이 무섭다고, 저는 로우판타지부터 차근차근 기사문학을 써가는 소위 말단병사물을 좋아하고, 이 글은 그 중에서도 수작으로 보입니다.

이 글의 장점을 몇가지 뽑자면


1. 유능하고 처세술 좋은 주인공

캐릭터의 지능은 작가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다만 소설 주인공이 논문을 읊거나 세계의 난제를 풀 필요는 없지요(그런 글도 있지만요)

유능한 주인공 캐릭터를 만드는 작가의 역량은, 주인공이 아니라 주변인물과 상황 설정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독자까지 감탄하게 하는 천재적 술수를 사용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모략을 간파하는 부분, 주변인들에게 신임을 얻는 방법이 자연스럽고 억빠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자연스레 주인공에게 호감이 가고 응원하게 됩니다.


2. 가볍게 읽기 좋은 템포

전 고구마를 싫어합니다. 하지만 성장하는 주인공은 좋아합니다.

이런 모순적 요구를 이 글은 균형을 잘 잡고 있습니다. 사실 주인공이 구르며 고난을 이겨내기보단 가벼운 사이다의 연속에 가깝습니다.

다른 글이라면 n화는 묘사되었을, 억지사이다를 위한 고향마을의 시기질투- 약 3화만에 패스! 주인공을 인정하지 않는 선임과의 갈등- 1화 미만에 패스!

걸리는 것 없이 전개가 시원시원합니다.

주인공의 내면 관조나 각성의 순간도 딱히 묘사되지 않아서 약간 아쉬울 정도입니다.

주인공의 상스러운 성격이나, 조력자와 쿵짝이 잘 맞아 돌아가는 연출을 보면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3. 살아있는 조연들

이런 주인공의 빠른 성장을 중심으로 하는 사이다물?에는 조연이 평면적이게 묘사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이 글은 간단한 장면이어도 조연에게 나름의 캐릭터성을 부여해서 장면의 해상도가 올라갑니다. 구구절절 사연팔이한다는 게 아니고, 클리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가끔은 비틀면서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나름의 이유로 불명예를 감내하는 기사, 말더듬이 주군, 실력주의자 암살자...


종합적으로, 즐겁게 읽기 좋은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단점을 꼽아보자면

1. 아직 연재 초기라 그런진 몰라도, 설정이 독특하거나 독창적이라곤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야 아는 맛 먹으려고 즐겁게 읽었지만요.


2. 위에 썼다시피, 아직까지 심도 깊은 갈등이나 고난이 딱히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에 비해 주인공은 벌써 기사급으로? 빠르게 강해지고 있는데, 어떤 목표가 있고 어떤 적을 상대해야 할지 어서 나오면 좋겠습니다.


아직 연재 초기지만 프로모션에도 올라가고,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읽은 글이라 용기내 추천글 올려봅니다. 무투기(무공/검법같은 개념인듯) 라던가, 정치적 상황은 어떻게 되는지... 아직 세계관도 거의 풀리지 않아서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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