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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을 사랑하는 작가.
wetsea·2026.01.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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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참피작가라는 드립에 끌려 과연 어떤 작가인지 궁금하다는 생각으로 이 작가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아우터 갓이 되어 버렸다'라는 작품이다.


'아우터 갓'은 내 시선을 붙들어 놀을 만한 힘이 있었다. 매우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던 주인공이 일종의 '기연'은 얻었고 조력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대부분을 자신의 판단과 능력으로 헤쳐 나가는 모습이 맘에 들어 끝까지 완주했다.


그렇게 즐겁게 읽긴 했지만 딱히 이 작가의 차기작까지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의외로 작가들은 기복이 크니까. 데뷔작은 걸작이었지만 후속작이 별로인 작가들은 웹소설계가 아니라 기성 문단에서도 흔하다. 또 뭐, 작가에 대한 세평(즉 '개돌청년'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을 살펴보니 정말 기복이 큰 사람 같더라고.


그런데 어느 날 추천에 뜬 작품의 작가 이름이 다시 '데프프픗'인 게 아닌가? 아, 전에 재밌게 읽었는데. 이건 또 어떠려나? 해서 잡은 게 아마 이 작가의 최고 히트작, '애호뉴비'다.


역시 뭔가 나사 빠지고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던 주인공이 조력을 받아 가며(대성이는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모자라는 점이 너무 많은 애다 보니 주변에서 멱살 잡고 끌어 준 수준이긴 하지만) 성장하고 행복을 쟁취하는 내용이었다. 야 이거 정말 재미있는데? 전작과 비슷한 테이스트를 유지하며 재미는 확실히 늘렸다. 이때부터 데프프픗 작가는 신작이 나오면 찍먹은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배틀로얄의 천재 뉴비. 이제 겨우 세 작품째 읽지만 이제는 알겠다. 이 작가는 루저/언더독에 대한 애정이 있다.


무슨 직장에서 잘렸다느니 이혼당했다느니 하는 닳고 닳은 데다가 솔직 매력적이지도 못한 '루징'이 아니다. 이런 전개에서 퇴직당하고 이혼당한 이들은 원래는 잘났었고, 그저 한 번 삐끗한 것이기에 나중에 입장이 역전되고 나면 마구 힘을 휘두르는 안하무인의 '야비함'을 드러낸다. 왜냐. 가짜 루저니까.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 마이너 장르 프로게이머 강현도 전작의 애꾸 임로완도 타고난 또는 물려받은 자원이 부족해서, 또는 시류가 바뀌어서, 아니면 대성이처럼 완벽한 결함덩어리라 경쟁에서 도태된 사람들이다. 그리고 성공은 그들의 본질을 바꾸지 않았다. 한결같은 루저들이 기회를 얻고 주변에서 돕는 사람들과 함께 난관을 헤쳐 나가 성공하는 플롯은 내게는 참 매력적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강현에게 주어진 것은 '뭔가 먼치킨스러운 능력'이 아니라 그저 '게임에 참여할 기회'라는 점이 나는 참 좋다. 강현은 남들도 납득할 만한 생각을 하고, 누구든 수긍할 수 있는 행동을 하면서도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맞닥뜨린 일들을 해결해 나간다. 그리고 강현에 대한 믿음이 하나 있다면, 이야기가 진행되며 성공하더라도 앞서 말한 '야비함'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작가의 전작 주인공들도 원래 루저/언더독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았으니까. 나는 멱살을 잡고 사이다를 쏟아붓는 전개를 싫어하는데, 그런 모습도 없다. 목이 타들어갈 듯한 과탄산 사이다가 아니라 딱 개운한 목넘김을 보여주는 청량음료. 이제 내게 '데프프픗'이라는 작가는 확실히 '신작이 나오면 읽어 볼 만한' 작가가 되었다.


여러분도 혹시 언더독을 사랑하신다면 한 번 읽어 보시라.

퓨전, 판타지
천재 뉴비는 배틀로얄이 너무 쉬움
데프프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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