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좋아하십니까?
어떤 작품이 예술적 탁월성을 넘어 시대정신을 반영할 때 우리는 그걸 '명작'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B급 클리셰와 신파가 판치는 세상에서 A급으로 쳐 주는 웰메이드 영화는 드물지만 명작은 더더욱 드뭅니다. 우리가 '천만영화'라는 호칭을 붙이면서까지 기억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영화들은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이 좁디좁은 땅덩이에서, 심지어 티켓값이 2국밥을 넘어가는 시기에, 무려 1500만 명이나 봤다고 간증하며 영화 생태계를 파괴하는 국산 생태교란종 영화가 나타났습니다.
맞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단종영화입니다.
명량에 이어 왕사남까지 천만의 반열에 오르다니 과연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을 사랑하다 못해 광화문 한복판에 동상으로까지 박아놓기까지 한 후손들 답습니다.
여기에 또 곧 박보검이 안평대군으로 나오는 몽유도원도가 개봉하면 수양대군 광릉과 한명회 묘소에 얼마나 또 악플이 달릴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시대정신이란 무엇일까요?
영화를 예로 들면 천만영화와 같이 모두가 공감하고 이입할 만한 서사가 담긴 영화를 의미하겠지만...
자기PR에 혈안이 된 현대인의 마음가짐을 기준으로 두면 빠와 까를 모두 미치게 만드는 어그로력이 아닐까요?
그런 당신의 눈앞에 지금, 이제 오스카 2관왕까지 석권해 버린 케데헌과 국내 1500만 관객수를 찍어버린 왕사남, 그리고 앞으로 개봉할 몽유도원도 버즈량까지 모두 다 끌어먹겠다는 일념이 담긴 대체역사물 웹소설이 나타났습니다.
궁금하지 않습니까?
좀 더 호기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양념... 아아니, 설명을 곁들여 봅시다.
당신의 눈앞에 전 제목(이자 런칭 예정 제목) '단종 구하러 4군 6진', 현 제목 '세종을 미치게 하는 유교천재가 되었다'라는 대체역사물 웹소설이 나타났습니다.
왕사남을 본 다른 관객들처럼 청령포 오픈런을 뛰었다가 산신령이 된 이홍위와 만나 과거로 떨어져 버린 주인공.
그에게는 이제 아오지에서 뺑이치며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단종, 세종대왕이 애지중지하는 손주이자 1500만 명을 울린 영화의 실제 주역을 구해야 한다는 임무가 주어집니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것은 딱 하나. 최근에 한국과 세계를 풍미한 애니메이션의 새파란 호랑이를 통해 전해지는 산신령 단종의 (왕사남 관객수가 올라갈수록 강해지는) 신통력 뿐.
국문과 전공이었던 주인공은 단종을 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대학에서 공부한 유교경전과 전공지식을 써먹어 국문과의 신, 세종의 어그로를 끌어야만 하는데.
작가 간다왼쪽의 따끈따끈한 신작.
정말 안 읽으시겠습니까?
이 작품을 읽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는 수양대군 광릉에 정성들여 악플을 달고 한명회 묘소에 별 1개를 달고 있었습니다. (가라! 수양대군 방해전파!)
여러분도 꼭 저처럼 (시대정신을 가장 잘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 간다왼쪽 작가님의 미치는 어그로력에 감복하길 바랍니다.
아아 간다왼쪽! 조선시대 전기수로 태어났어야 했거늘! (25화를 읽고)